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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유통일반

푸르밀, '부당해고' 후폭풍…계획된 사업종료?

400여명의 직원들에게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보한 유제품 회사 푸르밀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푸르밀 노동조합(이하 노조)은 신준호 전 푸르밀 회장과 신동환 푸르밀 대표 등 총수 일가의 무책임한 태도로 인해 임직원들이 사지로 몰렸다고 규탄하고 나섰다.

 

노조는 '부당해고'를 주장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24조 3항에 따르면 사측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조에 해고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일방적인 해고 통지문을 받았고, 그에 앞서 관련 협의 과정도 일절 없었다고 노조는 입을 모으고 있다.

 

18일 푸르밀 노조는 신 대표에게 근로기준법 및 단체협약 위배를 이유로 폐업 및 정리해고 철회 내용증명을 발송했지만, 신 대표 측으로부터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김성곤 노조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2017년 말일부로 전임 남우식 대표이사 퇴임 후 2018년 1월부로 신준호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이사가 취임해 오너 체제로 전환했는데, 회사의 위기는 이때부터 시작됐다"며 "2012년 매출 3132억원을 달성하며 건실하게 유지되던 회사가 2018년부터 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푸르밀은 정직원 약 350명의 중견기업으로 1978년 설립된 롯데우유가 모태로 출발한 회사다. 2007년 롯데햄우유에서 롯데우유로 분사하며 푸르밀로 개명 후 현재까지 운영돼왔다. 하지만, 2018년 15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후 2019년 89억, 2020년 113억, 2021년 124억원 매년 적자 규모가 커졌다.

 

◆오너 일가의 경영 의지 의심

 

출생률 감소로 인해 우유 소비량이 줄어들어 유업계가 전반적으로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경쟁사들의 경우 단백질 식품이나 케어푸드 개발 등 신사업을 전개하는 등 생존방법을 모색했다. 반면 푸르밀은 사업다각화 및 신설라인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노조는 "모든 적자의 원인이 오너의 경영 무능함에서 비롯되었지만 전직원에게 책임 전가를 시키며 불법적인 해고를 진행하고 있다"며 "전주, 대구공장별로 인원도 축소시켜 왔으며, 일반직 직원들은 반강제적인 임금삭감까지 당했다. 하지만, 일련의 과정 속에서도 회장의 급여는 삭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들이 단백질 식품 등 사업다각화에 매진할 동안 기존 사업 유지에 그쳤던 점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라며 "40년간 유업계에서 입지를 다져온 회사가 최근 몇 년 적자를 기록했다고 바로 사업을 접는 것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너 일가의 경영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푸르밀이 수백억원대 법인세 면제 혜택을 위해 법인은 청산하지 않고 존속을 유지할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법인 청산 시 면제 혜택 받은 법인세를 반납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법인은 그대로 유지하고, 유제품 사업이 아닌 다른 사업을 벌일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제2의 대선주조 사태 NO!"

 

올초 신 회장은 푸르밀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퇴직금을 약 30억원 가량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에서는 신 회장의 퇴사가 계획된 수순 아니었냐는 관측이다.

 

노조는 "도의적인 책임도 없고 본인들의 입장만 취하는 신준호-신동환 부자를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푸르밀이 제2의 대선주조가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신준호 회장은 2007년 대선주조 매각시 '먹튀논란'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았으며 배임횡령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과거 신 회장은 부산지역내 최장수 기업 중 하나인 대선주조를 2004년 600억원에 인수하고, 3년만에 3600억원에 사모펀드에 매각해 3000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지분을 우회 소유하면서 2008년 9월 50대 1의 유상감자를 통해 회사 유보금 240억원을 빼내 금융권 대출 원리금을 갚는데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었다. 또한 2006년 4월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고 주식 20만주를 유상감자해 112억원을 배당받는 등 대선주조에 614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았다.

 

◆마트·편의점, 대체 협력사 찾기 급선무

 

푸르밀과 협업해 PB상품을 판매해온 마트와 편의점 업계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푸르밀은 유통업체들에게도 사업종료에 대한 사전고지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마트의 노브랜드는 푸르밀을 대신해 '노브랜드 굿모닝 우유'를 제조할 대체 업체를 물색하고 있다. 노브랜드 굿모닝 우유는 1000ml에 1580원의 초저가 상품으로 인기가 높은 제품이다. 이마트는 푸르밀 외에 '데어리젠', '부산경남우유협동조합' 등 3사와 함께 제품을 만들고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그니처 하루한컵 요거트'를 비롯해 5개 PB 제품을 푸르밀과 협업해 판매하고 있는 홈플러스도 대체 협력사 발굴에 나섰다.

 

BGF리테일은 편의점 CU를 통해 푸르밀과 협업해 만든 PB 제품인 '헤이루(HEYROO) 초코 프렌즈 우유'와 '헤이루 바나나프렌즈 우유'를 판매 중이다.

 

BGF리테일 측은 "해당 PB 제품 담당자가 푸르밀 사업 종료 소식을 17일 오후 전달 받았다"며 "다른 협력사를 찾기 위한 작업에 돌입한 상태"라고 전했다.

 

통상 유통업계의 PB상품 공급 계약은 1년 단위로 이뤄진다. 사전 공지 없이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향후 법적 대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마트와 편의점 업계는 "법적 대응 등 세부적인 방안들은 추후 검토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을 아꼈다.

 

신동환 대표는 17일 사내 이메일을 통해 전 직원들에게 사업 종료와 정리해고 통지문을 발송했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4년 이상 매출 감소와 적자가 누적됐고, 정상화 대책을 찾아봤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는 게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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