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주택 시장이 전세에서 월세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잇단 기준금리 인상으로 전세대출 금리도 오르면서 세입자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상대적으로 목돈이 적게 들어가는 월세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금리 인상에 따른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계속되면서 매매·전세 가격은 하락했으나, 월세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맷값이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하락 폭이 전월 대비 2배가량 확대됐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17일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9월 전국 주택(아파트·연립·단독주택 등) 가격은 전월보다 0.49%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09년 1월(-0.55%) 이후 13년 8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이다.
주택 유형별로 아파트 하락세가 뚜렷하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가격은 전월보다 0.78% 하락했다. 이는 2008년 12월(-0.92%) 이후 최대 폭이다. 또 수도권은 0.98%, 지방은 0.60% 떨어졌다. 서울은 0.75% 하락하면서 2012년 8월(-0.9%) 이후 10년여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전셋값 역시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전국 주택종합 전셋값은 0.50% 하락하며, 전월(-0.28%)보다 하락 폭을 키웠다. 전셋값 역시 2009년 1월(-0.98%) 이후 최대 하락했다. 아파트 전셋값은 서울 0.67%, 수도권 1.03% 떨어졌다.
월셋값은 오히려 상승했다. 같은 기간 주택종합 월셋값은 0.10% 상승했다. 전월(0.15%) 대비 상승 폭이 축소됐으나, 상승세는 여전하다. 아파트는 수도권 지역의 상승 폭이 0.15%로 가장 높았고, 서울 0.13%, 지방 0.11%를 기록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매맷값과 전셋값 하락 기조 속에서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월세전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전세 수요가 감소하고 호가 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매물이 쌓이고 신규 입주 물량이 있는 지역의 전셋값 하락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올 들어 월세 거래가 100만 건을 넘어섰다. 통계 작성 이후 연간 기준으로 월세 거래 건수가 100만 건을 넘은 것은 올해 처음이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국 월세 거래량은 107만2370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월 평균 월세 거래량이 11만9000여건인 점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월세 거래량은 150만건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월세 거래량은 2019년 82만210건, 2020년 88만7778건, 2021년 97만7032건 등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선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자 부담이 커진 세입자들이 반전세나 월세를 선호하면서 월세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세자금대출은 정책금융을 제외하면 대부분 변동금리 체결되기 때문에 금리 인상에 따라 차주의 이자 부담이 그대로 이어진다. 특히 올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꾸준히 오르는 전세대출 이자보다 고정적인 월세를 선호하는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기조로 당분간 월세 선호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잇단 금리 인상으로 금융 부담이 커지면서 주택 수요자들이 매매나 전세 대신 월세를 찾고 있다"며 "집값 하락으로 인해 깡통전세 등 전셋값을 못 돌려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점도 월세 선호 현상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무주택 세입자들은 급등한 전셋값에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월세로 전환할 수 밖에 없다"며 "앞으로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전세나 매매 시장은 위축된 반면, 월세 선호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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