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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할매니얼 디저트' 촌스럽지 않고 오히려 '힙(hip)'하다

'피켓팅' 방불케 하는 구입 행렬
찹쌀떡 먹기 위해 오픈런까지
유통가 인기 전통과자 맛집 모시기에 진심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 약과와 육포 등이 진열돼 있다. 지난해부터 이른바 '할매니얼 디저트'로 불리는 전통과자들이 2030세대로부터 큰 인기를 끌면서 유통가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뉴시스

'약(과)켓팅' '떡게팅' '농협 오픈런'….

 

공연무대 티켓을 구입할 때, 백화점에서 명품을 구매할 때 쓰던 신조어들이 전통과자에 붙었다. 블로그와 SNS에는 경기도 외곽, 전라북도, 경상남도 등 인구 수 많지 않은 곳에서 판매하는 전통과자 시식 후기가 가득하다. 어렵게 구한 약과, 떡, 수정과 등을 자랑하는 게시글에는 매번 부럽다는 댓글이 쏟아진다. 이른바 '할매니얼 디저트' 전성시대다.

 

'할매니얼'은 조부모 세대인 1970년대생 이전의 사람들이 즐기던 다양한 문화를 즐기는 2030 밀레니얼 세대를 뜻한다. 2020년 경부터 '뉴트로(뉴+레트로)' 스타일이 인테리어, 패션 등 다양한 문화에서 유행했는데, 지난해부터는 디저트 문화에까지 할매니얼 트렌드가 적용됐다.

 

할매니얼 디저트의 인기는 다양한 유통업계 판매고가 증명한다. 24일 위메프에 따르면 9월 17일부터 이달 16일까지 30일간 전통 디저트 판매고가 크게 증가했다. '떡' 관련 거래액은 1169%가 증가했고 쌀을 활용한 모나카(112%), 뻥튀기(58%)는 물론 수정과(225%), 미숫가루(84%) 등 전통음료까지 함께 거래액이 크게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7월 '떡집'을 서울 잠실월드몰에 열었다. 한국식 감성 디저트 카페 '묘사서울'이다. 묘사서울은 젊은이들의 성지라고 불리는 성수동에서도 유명한 카페다. 전통적인 것에서 시작하되,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해 색다르게 '묘사'한다는 철학 아래 쑥, 흑임자, 인절미 등 한국식 재료를 사용한 다양한 메뉴를 선보였다.

 

묘사서울을 백화점 내 유치한 윤향내 베이커리&디저트 팀장은 "우리 고유의 K-디저트가 밀레니얼의 시선과 입맛을 사로잡으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중"이라며 차후 떡 외에도 다양한 할매니얼 디저트 맛집을 발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J온스타일은 지난 4월 식품 PB '오하루'를 통해 대구 인기 카페 '읍천리382'와 컬래버한 미숫가루를 출시했다. 읍천리382의 대표 메뉴인 미숫가루는 전통 제조 방식을 따르는데, 미식 인플루언서 등이 소개하며 전국구 맛집으로 유명해졌다.

 

박희정 CJ온스타일 헬스푸드 팀장은 "한국 디저트 고유의 자극적이지 않은 건강한 맛을 즐기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읍천리 미숫가루처럼 신선한 '할매푸드' 상품을 계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통가에서 서로 모셔가려는 초인기 '전통과자' 맛집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24일 기준 SNS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 '#약과'로 올라온 게시글의 수는 6만3731개에 이른다.

 

SNS 분석 서비스 미디언스랩에 따르면 약과 해시태그로 올라온 게시물의 수는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 오미크론으로 다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진행한 1월에서 3월까지 뚝 떨어졌다가 방역규제가 풀린 3월 이후부터 다시 게시글 업로드가 크게 늘었다. 주요 인기 약과 맛집과 카페가 '오픈런'을 해야만 먹을 수 있어서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해시태그 '떡'은 게시물 수만 76만2718개에 달한다. '앙금 떡 케이크' 등이 2017년 경부터 인기를 끌면서 지금의 인기 식재료나 모양새로 새로워진 '뉴트로' 떡이 자리잡아 특히 더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에서는 할매니얼 디저트의 인기 요인을 다양하게 설명한다. 8090년대 뉴트로 트렌드가 큰 인기를 끌면서 디저트로 파생했다는 시각과, 홈카페 인기 이후 새롭게 발굴된 '인스타그래머블' 한 디저트로 각광 받으며 인기를 끌었다는 분석이 있다.

 

2030세대에 큰 인상을 준 '할매'들의 활약이 할매니얼 디저트 인기를 견인했다고도 본다. '코리아 그랜마'로 불리며 2019년 간장비빔국수 열풍을 일으킨 유튜버 박막례와 우아한 태도와 삶에 대한 진솔인 조언으로 롤모델로 자리한 밀라논나,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윤여정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을 롤모델로 삼고 배우고 싶고 사랑하고 싶은 사람으로 꼽는 2030세대들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이들이 유튜브, 방송 등에서 즐긴 전통과자도 덩달아 인기를 끌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할매니얼 디저트의 인기가 특별히 더 오래될 것으로 본다. 할매니얼 디저트에 우리 문화와 전통을 즐기며 이어간다는 젊은 세대들의 자부심이 이색 경험과 향수와 결합한 만큼 특별히 더 오래 갈 것으로 본다. 여기에 팬데믹 국면에서 온라인 장보기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4050세대가 합류하면서 인기가 계속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대의 이색 경험과 기성세대의 추억을 동시에 자극하는 몇 안되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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