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필리핀)=박태홍기자】 "Are you going to the airport(공항 가시는 건가요)?"
24일(이하 현지시간) 리조트 프런트에서 객실 체크아웃을 돕던 직원이 여행 가방을 들고 나온 기자를 보고 걱정스런 듯 물었다.
170명을 태운 대한항공 KE631기가 지난 23일 필리핀 세부 막탄공항의 활주로를 벗어나 멈췄다. 굉음을 내고 부서진 항공기에 '필리핀 제1의 소비도시' 세부로 통하는 모든 항공편도 자취를 감췄다.
하늘길이 막히자 한국으로 돌아가려 했던 한인 여행객들도 발을 동동 굴렀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하염없이 항공사의 연락을 기다리거나, 세부에서 가까운 보홀로 이동해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직항편 또는 마닐라로 경유해 인천으로 가는 항공편을 알아보는 길밖에 없었다.
스노쿨링 투어에 참여한 김성현(38) 씨는 하루 더 묵을 숙소를 구하기 위해 여념이 없었다. 그는 25일 새벽 1시 40분 진에어 LJ026기를 타고 귀국할 예정이었다.
그는 '국적기'인 대한항공이 사고를 일으켰다는 것과 진에어가 24일 오후까지 아무런 공지를 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울산에서 왔다는 김정운(28) 씨는 26일 출국이라 비교적 여유로운 듯 보였으나, 그래도 걱정이 되는지 세부에서 보홀로 이동하는 '오션젯 페리(배편)'에 대한 정보를 한인들과 공유하고 있었다.
19살 때부터 세부로 넘어와 관광 사업을 시작했다는 김성찬(24) 씨는 이런 사고는 처음 본다며 원상복구까지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필리핀 정부가 일 처리하는 것도 느리고 조사하느라 꽤 시간을 잡아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24일 밤 찾은 세부 막탄 국제 공항은 비교적 한적했다. 활주로 복구와 항공 일정 문의를 위해 공항 출국장에 위치한 공항 부스를 찾았다. LJ026(진에어) 항공편을 구매한 필리핀 가족 6명도 더 정확한 정보를 찾기 위해 진에어 부스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다.
두꺼운 유리창 반대편에는 필리핀 현지 직원들이 있었다. 하지만 유리창을 두드려도 그들은 응답이 없었다. 이내 직원들은 총총 걸음으로 공항 어디론가 사라졌다.
당황한 필리핀 가족들은 공항 직원한테 자초지종을 설명했지만 그는 아직 활주로에 대한항공 항공기가 그대로 멈춰있고 현장에서 바뀐 것 없다는 설명만 돌아왔다.
공항 직원은 "진에어 현지 직원들이 브리핑을 준비하기 위해 사무실로 들어갔고 곧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했으나 30분이 지나도 그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세부에서 인천으로 향하려 했던 이들은 "항공기가 지연됐다는 걸 뉴스로 알았다. 항공사에 전화를 해도 받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진에어에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세부에 있는 승객들을 귀국시키기 위해 항공편을 마련했으나 세부 막탄 공항 측에서 활주로 문제 때문에 입국을 허가하고 있지 않다"며 추가 지연 가능성을 시사했다.
진에어의 또 다른 관계자는 "세부 막탄 공항 측에서 낮에만 항공편 이륙을 허락해서 10시에 항공편 한 대를 보낼 예정이고, 누구를 먼저 태울지는 현장의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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