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SPC계열 빵 제조공장에서 20대 직원이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23일 또 다른 계열사인 샤니 제빵공장에서 40대 근로자가 손가락이 기계에 끼이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SPC그룹 제품 불매운동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SPC는 가맹점주들이 피해볼 것을 우려해 지난 21일부터 식빵, 단팥빵, 소보루빵 등 13종에 대해 유통기한 안에 판매되지 않은 제품을 재구매하고 있다.
이는 가맹점주협의회가 긴급 요청한 사안에 대한 1차 조치이며, 본사는 가맹점주협의회와 지속적으로 대화를 진행해 추가적인 지원 방안을 논의중이다. 불매운동 여파에 따른 계열사의 피해규모는 파악되지 않았다.
불매운동 장기화 조짐에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의 호소도 이어지고 있다.
25일 가맹점주협의회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고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고 회사의 미흡한 대처에 대해 저희 역시 많이 비판하고 질책했다"며 "그러나 자극적인 보도로 인해 가맹점주들과 가족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올바른 해결책을 찾아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할 시기인만큼 폭력적이고 과장된 보도를 자제해주길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SPC그룹은 파리바게트, 배스킨라빈스, 던킨, 삼립, 파리크라상, 샤니, 쉐이크쉑, 라그릴리아 등의 브랜드를 운영중이다. SPC의 계열사 브랜드 뿐만 아니라 SPC에서 재료를 납품받는 브랜드로까지 불매운동이 번지고 있어 큰 피해가 우려된다. 버거 프랜차이즈가 특히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KFC, 버거킹, 롯데리아, 노브랜드 버거 등 대부분 브랜드가 SPC에서 제조한 햄버거 빵을 사용하기 있기 때문이다.
한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당장 협력업체를 바꿀 수도 없고 난감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도 SPC 제품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빵 재고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빵류 제조업체로 지난해 매출 수치가 있는 82곳의 전체 매출(별도 기준) 4조5172억9300만원 중 SPC그룹 계열사 5곳의 매출이 3조7658억1200만원으로 83.4%를 차지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곳은 파리바게뜨 등을 운영하는 파리크라상으로 1조8511억9900만원, 41.0%의 점유율을 보였다. 뒤이어 삼립호빵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SPC삼립이 1조3693억3900만원으로 30.3%를 차지했다. 이밖에 SPL이 2575억8700만원으로 5.7%, 샤니가 2222억4300만원으로 4.9%, 호남샤니가 654억4400만원으로 1.4%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들 SPC그룹 계열사 5곳이 매출 상위 5곳에 포진했다.
이에 SPC 측은 "한국농수산식품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 분류 기준 상 빵류를 제조하거나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누락돼 있어 (SPC의)점유율이 높게 나타난 것"이라며 "2위 업체인 뚜레쥬르를 보유한 CJ푸드빌은 산업 분류상 '빵 제조업'이 아니라 '서양음식점업'으로 분류돼 빠져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신세계푸드 등 빵류 제품을 제조하거나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기업들은 더 많지만 통계에 누락되어 있다.
이어 "국내 개인제과점 규모가 2016년에 약 2조3353억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전체 제빵시장 크기는 최소 7조4000억원으로 추산되며, 업계에서는 SPC 점유율을 40%대 초반 정도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또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 경영 시스템 강화에 1000억원 투자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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