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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준의 부동산수첩] 우리는 선점했는가?

이수준 로이에 아시아컨설턴트 대표

부동산(不動産)은 그 이름에서 알수 있듯이 그 물리적인 실체는 변하지 않는다. 물론 최근의 집값 변동만 보더라도 부동산이 가치불변의 자산이라 할 수는 없다. 더구나 수명이 한정된 건물은 토지를 이용하는 방식일 뿐, 엄밀히 부동산으로 볼수 없다. 투자를 하기위해 가장 고려해야할 점은 토지의 위치와 주변 환경인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몇가지 질문에 부딪친다. 그 한정된, 물리적인 본질이 변하지 않는 소수의 부동산은 어디인지, 누가 얼마만큼 선점했는지, 혹은 누군가 차지하고 난 나머지를 두고 여전히 다투고 있는지이다. 이미 선점한자와 영끌한 자는 긴 세월이 지나도 그 승패를 뒤집기가 쉽지 않다. 부동산의 영속성(永續性), 부증성(不增性)을 생각한다면 더욱 그렇다.

 

최근 주택시장의 불황에도 압구정 지역에서는 다시 한번 신고가가 갱신되어 화제이다. 해당 지역은 압구정 재건축 아파트 지구 내에서도 가장 노른자위로 꼽히는 압구정 3구역이다.

 

이 지역은 건축비 충당과 주택공급을 위한 일반분양을 전혀 하지 않는 1대1 재건축을 추진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로 인해 한 가구당 부담해야 할 금액만 수억원에 달하지만, 이미 한정된 토지를 선점한 자들은 그 부담을 얼마든지 감내하고 희소성을 유지하려 한다.

 

게다가 서울시는 압구정의 재건축이 가시화되기 이전부터 지구단위계획 토지이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그 계획은 압구정의 역사문화공원 조성, 성수대교 남단의 지하화 및 단지내 초등학교의 이전 까지 포함되어 이 지역의 입지를 더욱 극대화한다.

 

올해 서울시에서 발표된 2040 서울기본계획 중 부동산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내용은 크게 4가지로 요약된다. 수변중심공간재편, 그에 따른 경직된 도시계획 전환(한강변 층고제한 완화), 그리고 보행권강화와 중심지 기능 강화이다. 이같은 내용 역시 압구정을 비롯한 한강변 일부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잘사는 동네, 구태여 공공지원이 필요없을 것 같은 곳에 오히려 혜택이 집중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 예산 따내기도 어렵고, 용도변경에도 특혜시비가 따르는 변두리 동네입장에서는 지나친 개발의 편중이 아닌지 의아하다.

 

그러나 이같은 공공용지의 개발과 민간투자의 집중은 그 토지를 선점한 사람들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서울시민 전체를 위해 불가피하다. 압구정만 하더라도 이태원부터 자양동까지 강북 어디에서 다리를 건너오든 모이게 되는 곳이다. 불과 하나의 아파트 단지가 시민 누구나 거쳐갈 수밖에 없는, 그래서 활용하지 않을 수 없는 사통팔달의 요지이다.

 

비단 압구정 뿐이 아니다. 성수동 초고층 주상복합 단지는 서울숲을 자기집 정원으로 쓰고 있고 반포 한강변 재건축 단지들은 한강으로 통하는 지하통로(일명 토끼굴)가 단지내에 포함되어 이를 외부인과 공유하는 대가로 재건축 사업에도 이득을 얻는다. 소외된 지역 입장에서는 기운빠지겠지만 사람이 몰리는 곳의 기능을 더욱 극대화할때 공무원들도 세금 쓰는 태가 난다.

 

이는 부동산 침체기인 요즘에 더욱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정자원을 선점한 사람들은 근래와 같은 침체기에도 별다른 타격이 없다. 고금리에 고통받는 사람들은 불안감에 막차를 탄 변두리의 '하우스푸어'들이다. 오를 때는 다같이 오르지만 떨어질때는 다르다. 똘똘한 한 채는 불황을 겪을때 더욱 똘똘해진다.

 

연초에 금융계와 부동산분야의 소위 '전문가'들 상당수가 집값의 지속상승을 예측한 바 있다. 당연히 지금은 그들의 기고가 눈에 띄게 줄었다. 투자의 안목은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인구가 어떻게 유입되고 이동하는지, 인구가 반토막이 날지라도 살아남을 한정자원은 어디인지 알아보는 안목이다. 노른자 땅을 선점하지 못했어도, 혹여 자금이 부족해서 기회를 놓쳤어도 아직 한정자원은 남아 있다. 깊이 있는 안목을 기른다면 기회는 다시 찾아온다./이수준 로이에 아시아컨설턴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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