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필리핀)=박태홍기자】대한항공 세부 막탄 국제공항 활주로 이탈 사고로 귀국하지 못한 승객들이 26일(이하 현지시간) 기상악화로 계속 공항에서 발이 묶이고 있다.
진에어는 막탄 공항 활주로 폐쇄 조치로 인해 25-26일 새벽 비행기를 타지 못한 승객들을 귀국시키기 위해 26일 LJ926(25일자 승객), LJ26(26일자 승객) 항공기를 세부 막탄 공항으로 보냈다.
하지만, 진에어 관계자에 따르면 두 항공편은 이날 새벽 세부 막탄 공항 측의 착륙 허가를 받지 못해 결국 필리핀 클락 공항으로 회항했다. 필리핀 정부는 이날 오전 11시 열대저압부 '팽(Paeng)'의 발달 소식을 알리며 강한 비를 뿌릴 것으로 예보했다. 열대저압부은 열대 해상에서 발생하며 태풍 이전 단계를 의미한다.
이날 새벽 2시부터 탑승수속을 밟은 승객 300여명은 10시간 이상 공항에서 발이 묶인 채 대기하고 있다. 진에어 현지 한국인 지점장은 오전 10시 20분께 LJ926 승객들을 불러모아 이날 아침까지 막탄 공항 착륙을 시도했으나, 기상 악화로 관제 측의 착륙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회항 배경을 설명했다.
지점장은 "현지에 있는 2대의 진에어 항공기 중 1대(LJ26)는 인천공항 회항을 결정했고 나머지 1대(LJ926)는 검토 후에 막탄 공항 진입을 결정하겠다. 막탄 공항 측에 착륙 허가를 받도록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승객들은 에바 항공, 에어아시아 등 외국 항공사 항공기가 활주로 이륙, 착륙하는 모습을 직접 보았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항의했다.
한 승객은 "대한항공 사고 때문에 막탄 공항 측과 협의가 잘 되지 않는 것이라면, 우리가 공항 측에 항의를 하던지 힘을 보태겠다"며 빠른 협의를 촉구하기도 했다.
다른 승객은 "새벽부터 일어나서 공항에서 탑승수속만 2~3시간이 걸렸다. 이런 것을 현지에서 공지하나 제대로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이 아쉽다"고 했다.
외국 승객들은 공항에서 대기만 시키지 말고 빨리 결정을 해서 숙소나 이동편을 제공하라고 요구했다. 지점장은 오전 11시에 추가 브리핑을 하고 추가 음식을 제공하기로 했으나 오후 12시가 넘어가도록 나타나지 않았고 음식도 제공하지 않았다.
LJ926편을 이용하려고 했던 한 승객은 "진에어 측에서 인천공항으로 회항을 결정했으나 경유 편을 알아보고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방법을 선택하라고 했다"며 토로했다.
오후 12시 20분을 넘어가는 가운데, 공항 전광판에 있던 진에어 항공기 두 편의 정보도 삭제돼 있는 상태다. 승객들은 다가오는 태풍 예보에 혹여나 귀국에 실패할까 걱정하며 LJ926편의 세부 막탄 공항 진입을 바라는 상태다.
하지만 한국에 있는 진에어 관계자는 기자에게 "현재 세부공항에서 시계비행 조건으로 착륙을 허가해 주고 있으며, 세부 날씨 상황은 시계비행 조건을 충족, 불충족 상황이 수시로 바뀌는 상태다. 현 기상 상황이 불안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비행하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내일 추가 후속편 투입 예정"이라고 26일자 귀국편 취소를 알렸다.
승객들은 현재 LJ26편 출국 불발 사실이 알려지자 현지 지점장을 막아세우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공항으로 파견된 주 필리핀 대한민국 영사관 관계자는 "막탄공항공사 측에선 사고기가 활주로 끝에 있는 야간 조명을 치고 지나가서 계기 비행이 가능한 낮 시간대만 비행을 허가하고 있다. 원상복구에 2주가 걸린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에어가 착륙을 시도할 때 마침, 공항 측에서 악천후로 착륙 지연 결정을 내렸다. 무리하게 착륙을 시도하다 인명 피해가 날 수도 있기 때문에 최대한 신중해야 한다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한편, 승객과 승무원 173명을 태운 대한항공 KE631기가 지난 23일 악천후 속 착륙을 시도하다 막탄공항의 활주로를 벗어나 멈춰 동체 일부가 파손됐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대사관 세부 분관에 따르면, 사고의 여파로 향후 2주간(05시~17시)에만 항공편의 이착륙이 허가될 계획이다. 국적기(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대한항공)은 현재까지 4차례에 걸쳐 승객을 태우고 한국에 도착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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