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그동안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주요 사업을 이끌며 역량을 증명해왔다. 故 이건희 회장이 2014년 와병을 시작하면서 갑작스럽게 그룹을 이끌게 됐고 사법리스크를 비롯한 대내외 악재가 이어지는 속에서도, 안정적이고 혁신적인 경영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조기 선점하는 등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 회장은 1991년 처음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이후 일본 게이오기주쿠대 대학원 경영관리학과와 미국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경영학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2001년 삼성전자 경영기획실 상무보로 복귀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2004년 삼성전자와 소니 합작사 등기이사에 오르며 직접 경영에 참여했고, 2007년 1월 전무 겸 최고고객책임자(COO)로 승진하면서 주요 경영진에 합류했다.
2008년 '삼성 특검' 이후에는 보직을 내려놓은 상태로 국내외 사업장을 직접 돌며 조용히 글로벌 사업을 챙기는 모습도 보였다. 2009년 무죄 판결 이후에는 부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다시 임명되며 복귀했다.
이 회장은 부친이 쓰러진 2014년 5월부터 삼성그룹을 이끌어왔다. 2015년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선임되는 등 승계를 본격화하고, 2016년 10월에는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오르면서 이재용 체제를 본격화했다.
이후 '국정농단'에 연루돼 구속 수감됐지만,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난 직후 발표한 '뉴삼성' 비전과 '시스템반도체 2030' 등 미래 전략을 통해 지목한 미래 사업은 최근 들어 전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유망 분야로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이 회장의 혜안을 확인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 회장은 2020년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경영 쇄신 의지도 분명히 했다. 사외기구인 준법감시위원회를 통해 '국정농단' 사태 재발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고 '4세 경영 포기'를 선언하는 등 파격적인 약속을 내걸었다. 비록 대법원의 유죄판결로 재수감됐지만, 지난해 8월 가석방에 이어 지난 8월 광복절 특별 복권으로 경영에 완전히 복귀할 수 있게 됐다.
이 회장은 이후에도 회장 승진에 대해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대내외 위기 속에서 삼성그룹 재건과 전제조건인 회장 임명 필요성이 정재계뿐 아니라 국민들에서도 꾸준히 제기됐지만, '회사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며 핵심 사안을 분명히했다. 이 회장이 취임 행사나 취임사를 따로 발표하지 않은 것도 이같은 인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이 회장은 틈 날 때마다 글로벌 광폭행보를 이어가며 혁신을 모색하고 '민간 외교관' 역할까지 자처하며 국내 최고 기업인 삼성 최고 경영자 책임을 성실히 수행해왔다.
특히 이 회장이 지난 6월 유럽 출장을 다녀오면서 기술 중심 경영 의지를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이 회장은 당시 귀국길에 '첫번째도 기술, 두번째도 기술, 세번째도 기술'이라며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당시 이 회장은 출장을 통해 반도체 장비 확보뿐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기술까지 도입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국내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에 시상자로 직접 참여해 기술 인재들을 격려하는 등 기술 중심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를 위한 인재 확보에도 힘을 쏟는 모습이다. 글로벌 현장에서 임직원들과 간담회 등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며 의견을 수렴하고 근무 조건을 제고하기 위해 직접 나서고 있다. 현장 경영 중 MZ세대나 워킹맘을 만나는 일정은 이제 정례화되는 분위기. 최근 사외에 거점 오피스를 설치하는 등 새로운 방안을 실행에 옮기기도 했다.
국가적인 일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미 올 초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평택 캠퍼스에 직접 안내하며 글로벌 위상을 확인한 상황, 앞서 'JY네트워크'는 중동과 인도 등 전세계적으로 한국 위상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고, 코로나19에서도 백신 조기 도입 등 가시적인 성과도 냈다. 최근에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글로벌 유력 인사들을 만나고 있다.
사회적 책임도 이 회장이 중요시하는 사업이다. 이 회장은 '함께가요 미래로! 인애이블링 피플'이라는 CSR 비전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회 사업을 직접 지원하고 응원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주요 대기업 중 유일하게 공채를 유지하고 있고, 대규모 투자와 함께 수만명 고용 계획도 빼놓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준법경영에 대한 의구심을 내려놓지 않고 있지만, 이 회장이 오랫동안 굳건한 의지를 밝혀온데다가 준법경영위원회에 힘을 싣는 등 체계적인 정비도 마친 만큼 '기우'에 불과하다는게 중론이다. 아직도 일부 재판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준법 경영을 더 공고히 할 당위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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