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인 사업 종료와 전 직원 해고통보를 한 신동환 푸르밀 대표이사는 경영에 얼마나 진정성이 있었을까.
신 대표은 지난달 17일 400여명의 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사업 종료 및 정리해고를 알렸다. 갑작스러운 사업 종료 결정에 노조와 낙농가가 사업 종료 철회를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했다. 일말의 희망이라면 지난달 31일 신 대표을 비롯한 사측 3명과 김성곤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직원 5명이 문래동 푸르밀 본사에서 2차 교섭을 열고 경영권 매각을 재추진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사업 종료를 한달 앞두고 매각처를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매각처를 찾지 못한다면 직원들은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게 되며, 지난 40년간 푸르밀에 원유를 공급해온 낙농가도 공급처를 잃게 된다.
푸르밀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푸르밀 오너 일가의 경영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푸르밀은 2009년 롯데우유에서 독립하면서 경영진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사외이사를 두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대표와 김재열 푸르밀 부사장, 신 대표의 여동생 신경아 씨가 이사를 맡고 있다. 경영진이 잘못된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하더라도 견제할 수단이 없으니 바로잡을 수 없었을 것이다.
기업은 언제나 잘나갈 수 없다. 사업을 전개하면서 언제나 위기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임감있는 경영진의 운영 방식에 따라 위기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게다가 지금은 E(환경/Environment), S(사회/Social), G(기업 지배구조/Governance) 경영시대다. 이중 S(사회)는 기업 경영에서 중요한 노사관계, 노동 환경, 인사, 사회적 약자 지원 등 사회 공헌 활동을 뜻한다. 회사의 적자와 부진한 실적에 급급해 기업 경영에서 중요한 노동 환경과 노사관계에 대해서는 뒷전이지 않았는지 푸르밀 경영진은 한번쯤 되짚어봐야 한다.
경영진의 평판과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투자하고 소비하는 시대다. 환경, 복지, 인권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경영인에게 거는 미래는 없다.
노사갈등이 증폭된 상황에서 뒤늦게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매각 재추진을 진행하는 모습이 과연 책임감있는 리더의 면모라 할 수 있을까. 진실된 사과와 노조와의 대화를 통한 대책 제시만이 유종의 미를 거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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