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보험이 지난 2017년 발행한 5억달러 규모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국계 외화채권(KP) 발행자들의 신뢰성이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금융시장 환경 등을 고려해 지난 10월 31일 이사회를 열고 신종자본증권 발행 취소 결의를 통해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고 공시했다. 콜옵션 행사 기일은 오는 9일이다. 발행 시장 환경 등을 고려해 차환을 위한 발행을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기업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이 콜옵션을 실시하지 않는 것은 지난 2009년 우리은행 이후 처음이다. 당시 우리은행의 콜옵션 미행사로 국내 은행의 후순위채 유통금리가 크게 오르는 등 타격을 입기도 했다.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선순위채보다 시장 상황에 대한 민감도가 더 높다. 흥국생명으로서는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됐을 때 발행에 나서는 것은 불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흥국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도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투자심리 위축으로 인한 KP의 추가 약세를 예상하며 보수적 접근을 권고했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금융기관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에도 투자리스크인 '연장리스크'가 현실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2009년 우리은행 후순위채 이후 13년 만에 발생한 국내 금융기관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 미실시"라며 "시장 충격에 따른 인지도 하락 등 평판 리스크 및 쿠폰 상승에도 불구하고, 빠듯한 자본 수준(RBC비율: 157.8%)과 위축된 투자수요가 조기상환 미실시를 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레고랜드 이슈와 기업들의 펀더멘털 저하 가능성 고조로 국내기업이 발행한 KP 신용 스프레드는 확대 기조였다"며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 미실시로 투자 심리는 당분간 위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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