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가 '치킨 게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생존 전략에 돌입했다.수익성 확보와 신시장 개척이 관건이다.
2일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0월 D램 가격은 전달보다 20%, 전년보다는 40% 가량 하락했다.
DDR4 8Gb 기준으로는 2달러 초반대다. 연초만 해도 3달러 중후반대였지만 절반 가까운 가격으로 추락했다.
이같은 가격대는 범용 제품을 기준으로 5년래 최저수준이다. 2016년 말까지 DDR3 4Gb D램이 1달러대에 팔리기도 했지만, 2017년부터 폭등하면서 순식간에 3달러를 돌파한 후 2019년 5달러대로 치솟기도 했다. 같은 해 12월 2달러 후반까지 떨어지긴 했지만 코로나19 등으로 다시 '슈퍼사이클'이 돌아오면서 4달러 이상으로 올랐다.
D램 가격 하락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수요가 꾸준히 줄어들면서 재고가 계속 쌓이고 있는 탓. TSMC 등 파운드리 업계에도 '오더컷'이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치킨게임'까지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긴 했지만, 미국 마이크론과 일본 키옥시아에 이어 SK하이닉스까지 감산을 선언하면서다. 10여년 전 치킨게임 당시 업계가 추정했던 주요 D램 원가는 1달러 수준, 최근 선단 공정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소폭 상승했을수는 있지만, 생산성도 오른 만큼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반도체 업종 특성상 꾸준한 투자가 필수적인 만큼, 수익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는 커지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2010년 치킨게임을 거친 후 D램 시장 점유율을 30%대에서 40%대로 끌어올린 바 있다. 생산성을 유지하며 수요 급증에 대응한 결과, 기술적으로도 격차를 벌릴 수 있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업계는 서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서버용 D램 수요는 올해 684억8600만Gb로 모바일용 수요(662억7200만Gb)를 넘어설 전망이다. 경기 침체와 실적 하락 속에서도 수요 감소를 최소화한다는 얘기다.
서버용 메모리는 고성능·고수익으로도 잘 알려져있다. 범용제품보다도 HBM이나 GDDR6 등 고속, 고대역 제품 수요가 크다. 최근 들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활용이 확대되면서 이같은 고성능 제품 수요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가 새로운 D램 규격인 DDR5만을 지원하는 인텔 서버용 CPU 출시를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 2017년 슈퍼사이클도 DDR3에서 DDR4로 전환되면서 가속화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성능 메모리 부문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DDR5 규격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뿐 아니라 HKMG 기술을 적용하며 수준을 한단계 높였다. SK하이닉스도 업계 최초로 6400Mbps 속도의 32GB 제품 고객 테스트를 마치며 새로운 시대 준비를 마쳤다. HBM D램도 SK하이닉스가 처음 개발해 삼성전자가 PIM을 새로 적용하는 등 시장을 주도했다. 차세대 인터페이스인 CXL 상용화도 눈 앞에 뒀다.
SSD 부문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컨트롤러 기술력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최고 기술력을 뽐내던 인텔 낸드 사업부 솔리다임도 있다. 서버용인 '엔터프라이즈' 제품을 중심으로, 차세대 인터페이스인 NVMe 라인업도 확대하는 모습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자동차 부품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삼성테크데이를 통해 2025년 차량용 메모리 1위 달성을 선언한 상태, 3분기 실적에서도 전장 부문 매출이 역대 최고라고 밝히기도 했다. 자동차가 고성능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자율주행 기능까지 확대하면서 시장 규모는 연간 30%에 이를 전망이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매출 전망은 32억7000만달러, 2025년에는 54억2000만달러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부문에서 차세대 메모리 M램을 활용한 제품을 생산하는 가운데, 내구성을 강화한 D램과 낸드 제품 개발을 이어가며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양사가 생산성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투자를 축소하면서 선단공정 조기 도입이 어려워진 대신, 수율을 높여 수익성을 극대화해야 하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이미 업계에서는 압도적인 수준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SK하이닉스도 제조 부문 인력을 중용하며 수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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