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테슬라 등 한 종목에 집중 투자할 수 있는 '단일종목 상장지수펀드(ETF)'가 오는 11일 국내 증시에 동시 상장한다. 퇴직연금 계좌에 해당 ETF를 편입할 수 있어 연금계좌 내 주식 비중을 간접적으로 늘릴 수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미래에셋·삼성·한국투자·한화자산운용 등 4개사가 단일종목 ETF 출시를 앞두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테슬라, 삼성자산운용은 삼성전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엔비디아, 한화자산운용은 애플을 각각 편입했다.
이어 KB자산운용은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SDI 등 삼성 주요 계열사를, 신한자산운용은 나스닥 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상위 5개 종목을 담은 소수종목 ETF도 내놓을 예정이다.
단일종목 ETF는 주식과 채권을 섞은 혼합형 ETF다. 기존에는 혼합형 ETF의 경우 주식과 채권을 각각 10종 이상 담아야 했으나, 지난 8월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을 통해 자산유형별 구분 없이 총 10종 이상으로 변경됐다.
송영훈 한국거래소 본부장보는 지난 10월 3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2 글로벌 ETP 컨퍼런스 서울'에서 "주식 1종목에 채권 9종목과 같은 형태의 믹스된 상품도 가능하게 됐다"며 "채권 9종목을 편입하고 기본적 수익률을 확보한 다음 삼성전자나 테슬라 등의 종목을 섞으면 초과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퇴직연금 계좌에서 투자가 가능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퇴직연금 확정기여형(DC형) 계좌는 주식 등 위험자산 70%, 안전자산 30%로 투자 한도가 규정돼 있다. 안전자산 30%를 단일종목 ETF로 구성할 경우 연금계좌 내 주식 비중이 높아져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해진다.
배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혼합형 지수 요건이 완화된 것은 퇴직연금 등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염두에 둔 것"이라며 "단일 종목 ETF의 상장은 투자자로 하여금 새로운 전략의 도구를 마련해줌으로써 시장이 또 한 번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 주가 상승 시 해당 종목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수익률이 낮을 수 있다. ETF의 장점으로 꼽히는 분산투자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또 미국의 단일종목 ETF와 성격이 다르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파생상품과는 혼합이 불가능해 예를 들어 '삼성전자 레버리지(또는 인버스) ETF'는 불가능하다.
단일종목 ETF는 지난 7월 미국 증시에 처음 등장했다. 실제로 테슬라를 1.5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1.5X(TSLL·DIREXION DAILY TSLA BULL 1.5X SHARES)'는 지난 10월 서학개미(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 7위 종목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해인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단일종목 ETF는 레버리지 혹은 인버스 상품으로, 이번 개정으로는 '덜 분산'해도 되는 방식이 가능해진 것"이라며 "국내는 아직 주식 한 종목의 ETF 내 비중 상한이 30%로 제한되어 있고, 미국처럼 '주식 1종목 100% + 스와프(Swap)' 같은 파생상품 조합으로는 혼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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