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인력난으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노사 갈등의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조선업계가 10년 만에 돌아온 수주 호황에도 마냥 웃지 못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조선업 세계 1위인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3사(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는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두고 노사간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 노조는 사측과 갈등을 빚자 동시파업도 예고한 상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 노조는 최근 일제히 투표를 통해 파업을 가결하며 합법적인 파업 권한을 획득했다. 조선 3사 노조는 사측과 협상을 진행하겠지만, 교섭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올해 임금·단체협상 타결을 목표로 간부 중심 상경 투쟁, 3사 노조 동시·순환 파업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이들 3사가 동시에 파업을 벌이는 첫 사례가 된다.
공동 교섭을 추진 중인 조선3사 노조는 ▲기본급 14만2300원 인상(호봉승급분 별도) ▲성과급 250%+α 보장 ▲임금피크제 폐지 ▲고용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단체행동권을 확보한 상태에서 우리는 언제든 파업에 들어갈 것이란 결의를 분명히 보여줬다"며 "이제 회사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교섭장에 들어와야 한다. 노사화합일지 파국일지는 회사가 교섭에 임하는 태도에 따라 달려있음을 깊이 새겨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대중공업은 당장 피해는 발생하지 않지만 노조가 파업에 나설 경우 실적 부담은 피할 수 없다. 노조가 이번 파업에서 그간 이뤄졌던 2시간, 4시간 등 짤막한 부분파업 대신 전 공장 가동을 중지 시키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대 조선사인 현대중공업그룹의 3사가 현장 생산을 중단할 경우 그에 따른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국가 단위 프로젝트인 카타르 LNG프로젝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만약 조선 3사 노조가 전면 파업에 돌입해 생산에 차질이 발생한다면 선박 인도 지연은 피해갈 수 없을 전망이다. 이는 현대중공업그룹을 넘어 한국 조선업계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앞서 하청업체 노조 파업으로 생산 차질을 빚었던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3분기 실적에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22일부터 51일 간 파업에 돌입했던 하청노조는 당시 옥포조선소 1도크(dock)에서 건조 중이던 선박을 점거해 대우조선해양의 생산 공정이 한 달 넘게 중단된 바 있다. 이에 따른 피해액은 8165억원일 것으로 추산됐다. 매출 손실 6468억원, 고정비 지출 1426억원, 선박 11척 납기 지연에 따른 지체보상금 271억원 등이 포함됐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주 호황 자체에 고무되기보다 국가 기간 산업으로 국내 경제의 중요한 역할을 했던 조선업계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며 "과거 일감 부족 사태로 대규모 구조조정에 동참했던 노동자들의 희생도 잊어서는 안된다. 노사의 공존과 공생도 변화가 뒷받침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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