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장애인들의 게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지원 활동에 속력을 낸다. 구체적으로 장애와 상관없이 누구나 게임을 이용할 수 있게 경계를 허물게 하는게 골자다.
국내 게임 관련 업계들도 이에 동참하는 분위기지만 현재 성과는 매우 부족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이르면 내달 초 '장애인 게임 접근성 제고 방안 기초 연구'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문체부는 우선 장애인 주요 이용 사례와 시장 실태 파악에 나섰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등록 장애인은 264만 5000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5.1%를 차지하고 있는 데다가 게임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생산가능 인구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업계입장에서는 이같은 이유로 유저 확보를 위해서라도 장애인 접근성 향상 개선안에 공을 드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제 막 발걸음을 뗀 상황이다.
◆한콘진, 문체부...장애인 게임 접근성 확대 위해 포럼·토론회 다수 개최
앞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문체부를 서포트하기 위한 방침으로 오는 17일 지스타2022에서 '장애인 게임접근성 진흥 토론회'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한다.
하태경 국민의 힘 의원이 개최하는 이번 포럼에서는 장애인 e스포츠 정책방안이 논의된다.
문체부와 한콘진은 국립특수교육원, 넷마블문화재단과 공동으로 게임과 e스포츠를 통한 장애학생들의 건강한 여가 문화 확산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온바 있다.
우선 지난달 17일부터 18일까지 양일간 열린 '2022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은 장애를 뛰어넘어 게임 안에서 누구나 평등하게 어울릴 수 있는 문화 소통의 장이 됐다.
또지난 7월에도 '모든 게임 문화, 장벽은 없다'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한 바 있다.
당시 콘진원은 장애인들이 게임을 이용하는 방식의 실태조사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제기하면서 포럼, 토론회 등을 다양하게 개최해 관련 업계의 니즈를 파악해야 한다고 정부에 주문했다.
조현래 콘진원 원장은 "이번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을 통해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서로 소통하고, 자신감과 성취감을 얻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장애에 대한 편견과 인식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장애인 게임 접근성 향상에 대해 막 발걸음을 뗏지만 국내 게임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는 미비하다. .
◆ 첫 발 뗀 국내 게임업계...성과없지만 시도
국내 일부 게임사들의 시도는 다수 보이나 부족한 점이 눈에 많이 띈다.
우선 엔씨소프트 문화재단은 장애인이 겪는 의사소통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의사소통 장애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AAC 사업을 전개했다. AAC는 '보완대체 의사소통'을 뜻하는 영문 약자다. 언어 표현과 이해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원활하게 의사를 표현할 수 있도록 구어를 보완하거나 대체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의사소통 방식이다.
평창 동계 스페셜 올림픽 부대 행사장에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 지적 장애아동과 의사소통 장애 아동을 위한 게임 '인지니'와 소프트웨어 'AAC'를 처음 선보인 바 있다.
넷마블은 장애인 선수단을 후원, 지원하고 있다. 넷마블문화재단은 장애인 체육 진흥 및 장기적 자립 지원과 함께 장애인들의 사회참여와 권익보호를 위해 2019년 3월 장애인선수단을 창단했다.
그 외에도 크래프톤(배틀그라운드), 넥슨(던전앤파이터), 스마일게이트(로스트아크)가 자사의 대표 게임에 색약모드를 지원하는 등의 사례도 있다.
하지만 색약모드 등에 국한된 국내 게임사들은 접근성 확대에 더욱 적극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업계의 인식 개선과 정부의 움직임도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7월 제 1차 게임문화포럼에 참석한 전선주 대한장애인체육회 실장은 "e스포츠에 다양한 장애 유형을 고려해야 하고, 장애 유형별 게임 등급분류 제도도 필요하다"며 "장애학생체전과 전국체전, 아시안게임과 패럴림픽 등에서 장애인 e스포츠를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세웅 스마일게이트 정책협력실 부장은 자사의 로스크아크를 사례로 들며 "좋은 인프라나 장애인을 위한 게임도 필요하겠지만, 모두가 게임을 동등하게 즐길 수 있다는 업계들의 인식이 우선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한 바 있다.
◆ MS, 소니 등 장애인 경계 허무는 신개발에 집중
WHO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장애를 가진 이용자들의 인구는 약 4억명에 달한다. 이는 전체 인구인 12억 명 중 약 15%에 달하는 수치다.
이에 글로벌 IT 기업들의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허물기 위한 활동은 이미 국가간 화두다. 기업들은 콘텐츠, 플랫폼 등 기술력을 기반으로한 개발에 적극적이다. 두드러진 성과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환경개선'에 초점을 맞춘다.
게임 내에서 장애인들간의 의사소통 장벽이 허물게 되면 문화가 정착되고 환경개선으로 이어진다는 것.
마이크로소프트 Xbox는 지난달 18일 장애를 가진 게이머들의 게임 접근성을 향상하기 위한 다양한 업데이트 소식을 발표했다.
우선'2022 Xbox 접근성 쇼케이스(Xbox Accessibility Showcase)'를 개최했다.
해당 쇼케이스에서 필 스펜서(Phil Spencer) 마이크로소프트 게이밍 CEO는 "자사의 게임 및 플랫폼을 개선하여 장애를 가진 전 세계 4억 명 이상의 게이머들의 게임 접근성을 높이고, 안전성·포용성·대표성을 갖춘 커뮤니티를 구축하기 위해 게임 개발자들에게 접근성 툴과 모범 사례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업계 전문가와 게이밍 및 장애인 커뮤니티가 협력해 개발한 모범 사례 모음집인 'Xbox 접근성 지침'도 새롭게 업데이트한 바 있다.
아울러 지난 2019년부터 게임 '기어스5'에 게임속 상황을 세부적인 내용까지 자막으로 표시하는 등의 옵션을 접목했다.
미국 게임사 너티독은 2020년 콘솔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를 출시하면서 자문단을 통해 소리를 시각화하거나 조작을 단순화하는 등 60여종 이상의 접근성 옵션을 게임에 추가했다.
소니도 지난달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I'에서 접근성 프리셋을 추가해 시각·청각·운동 접근성에 대한 설정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업계의 장애인 게임 이용 인식이 인지되지 않고 있는 상황.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를 보고 앞으로의 나아갈 방향을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정부, 주무부처, 업계가 이에 대해 중요하게 판단하고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야 국내 게임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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