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11월 경제동향…"향후 경기 둔화 지표들 증가"
고용부, '10월 노동시장 동향'…취업자 증가폭 8개월째 감소
한경연 "한국, 스태그플레이션 초입 단계…내년 본격 진입"
추경호 "스태그플레이션 단계는 아니다"
"한국이 스태그플레이션의 초입 단계에 들어섰다"
경기침체 국면 속에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 최근 치솟는 물가가 소비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었고, 믿었던 수출마저 반도체업종 중심으로 증가세가 꺾였다. 그러자 지난 달 한국경제연구원은 '스태그플레이션 시대의 경제정책' 세미나에서 우리나라가 '스태그플레이션의 초입 단계'라고 진단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향후 경기가 둔화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표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스태그플레이션 단계가 아니다"라며 부인하고 있다. 경제 지표는 곳곳에 경고음을 울리고 있는데 정부는 뾰족한 대응책 없이 손 놓고 있다는 질타가 나온다.
KDI는 이날 '11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대외 여건 악화에 따라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약화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주목할 부분은 3개월째 이어졋던 '경기 회복세 약화'란 표현이 이번에 '성장세 약화'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KDI는 경기 둔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가 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지난 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대비 5.7%로 5%대 고물가가 석 달째 이어지고 있다. 고물가는 소비를 짓누르고 있다. 9월 소매 판매는 -0.7%로 감소하며 회복세를 마감했다. 여기에 미국의 잇따른 금리인상과 주요국 통화 긴축 움직임은 향후 국내 소비시장을 더 옥죌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시장도 심상치 않다. 같은 날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0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취업자를 뜻하는 고용보험 가입자는 지난달 말 1493만9000명으로 전년대비 35만1000명 증가했다. 문제는 가입자 수 증가폭이 계속 축소된다는 점이다. 가입자 수는 지난 2월 56만5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8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금은 코로나19 직접 일자리 수 감소가 주된 원인지만 내년부터는 도소매 등 서비스업 부진과 함께 기업의 고용 여력이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KDI는 "제조업에 이어 비(非)제조업의 기업 심리도 하락하며 향후 경기 둔화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경제를 받쳐왔던 수출마저 지난 달 5.7% 감소하며 2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수출은 줄고 수입은 늘면서 무역수지는 67억 달러 적자를 봤다. 무역수지는 7개월 연속 적자인데 이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이다.
한경연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高) 현상을 들어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내년을 기점으로 경기불황 국면에 본격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는 지금의 경제 상황이 스태그플레이션을 언급할 단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달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물가 상승률은 분명히 고물가로 부담이 있는 인플레이션 상태"라면서도 "현재까지 성장 지표 자체는 경기 부진, 스태그플레이션을 운운할 수 있는 정도의 지표는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추 부총리는 "물가가 10월 이후 정점을 찍고 하향세로 접어들 것"이라고 했다.
경기 둔화를 예고하는 경제 지표가 늘어 스태그플레이션에 대응해야 한다는 연구기관들과 달리 정부의 상황 인식이 안이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조경엽 한경연 경제연구실장은 "스태그플레이션에 따른 장기불황을 막으려면 기업의 사업 재편 지원과 함께 규제·노동 개혁이 시급하다"며 "정부는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금리인상의 속도 조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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