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대출 금리가 9년 만에 최고치로 상승한 가운데 자금경색 상황까지 겹치면서 기업들과 은행의 '동반 도산' 우려가 나오고 있다. 레고랜드발(發)로 기업들의 돈줄인 채권시장이 막히면서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고금리에도 은행으로 달려가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이 은행 대출에 대한 이자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도산할 경우 시중은행의 부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신규 대출 금리는 4.87%다. 2014년 1월(4.88%) 이후 8년8개월 만에 최고치다. 한은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더 올린 것을 고려하면 10월에 중소기업에 실행된 대출 금리는 이보다 더 높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중소기업 대출 금리를 구간별로 보면 지난 9월 기준 중소기업 대출 중 금리가 5% 이상인 비중이 40.6%에 달해 1년 전(3.1%)과 비교하면 13배가 넘었다. 반면 금리가 3% 미만인 대출은 전년 같은 달 56.5%에서 올해 9월 4.7%로 급감했다.
하지만 기업들은 역대급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은행을 찾고있다.
최근 레고랜드 사태와 금융권의 신용경색으로 대기업도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기업은 현재 은행 대출 외엔 자금을 구할 방법이 마땅히 없는 상황이다.
이에 최근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을 크게 확대되고 있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10월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중소기업+대기업)은 704조670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2.1%나 증가했다. 하나은행이 13.8% 늘어나 증가 폭이 가장 컸고,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도 각각 13.5%, 12.6% 늘어나 평균을 웃돌았다.
특히 9월 말 현재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948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5조2000억원 늘었다. 코로나 사태 전인 2019년 12월과 비교하면 231조5000억원이나 증가했다.
대형 시중은행인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기업대출 부실 규모는 증가세로 돌아섰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신한은행은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이 5829억원으로 1.8% 늘며 조사 대상 은행 중 최대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의 해당 금액 역시 5128억원으로 6.2%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은 금융사가 내준 여신에서 3개월 넘게 연체된 사례를 통칭하는 것으로 통상 부실채권을 분류하는 기준으로 쓰인다.
다만 다른 시중은행들은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나은행은 4175억원, 우리은행은 3598억원으로 각각 8.9%와 11.3%씩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이 감소했다.
문제는 앞으로 기업대출 금리는 더욱 오를 예정이라는 점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12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3.00%로 빅스텝을 단행한 것을 고려하면 10월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5% 선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이자가 연 9조5000억원 가량 늘어나게 된다.
고금리에 최근 단기 자금 시장 경색까지 겹치면서 흑자를 내는 중소기업도 도산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금융권이 부동산 PF을 중단하면서 브리지론에서 본 PF로 갈아타지 못하는 사업장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인허가 단계에서 실제 착공으로 넘어가지 못하는 현장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착공하지 못하면 결국 브리지론은 100% 손실로 남게 되고, 이자 등 금융 비용만 발생하게 되면서 줄도산이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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