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했던 말을 인용해 급변하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 현실을 표현했다.
이 센터장은 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뜻을 함께했다. PC와 인터넷, 모바일에 이어 AI 산업이 본격적으로 태동하면서 반도체 사용량도 계속 우상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경제 규모와도 비교해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그동안 반도체 산업이 세계 총생산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해왔으며, 여전히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5%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 또다른 주요 산업인 자동차나 석유가 각각 3조달러에 달하는 반면 반도체 산업은 아직 5560억달러에 머물러 있다고도 소개했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이 크고 중요성이 높다고도 설명했다. 국내 반도체 매출액은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4%로 전세계 매출 비중보다 10배 이상 높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반도체 강국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체 반도체 산업 상장사 매출로 보면 한국은 1460억달러로, 미국(4000억달러)이나 대만(2550억달러)보다 크게 낮아서다. GDP 대비 산업 매출도 우리나라는 8.2%에 머물렀다. 대만(31.9%)보다 크게 낮다. 반도체 산업 확산 지표 역시 한국이 1.3배, 대만이 7.3배로 큰 격차를 보였다.
반도체 산업 생태계가 취약하다는 의미다. 전세계 반도체 상장사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한국은 18.2%, 대만은 33.5%였다. 금액으로는 삼성전자가 2700억달러, 중국 반도체 상장사 시가총액(5710억달러)의 절반이다. 이 센터장은 '충격적'이라고 표현했다.
반도체 시장 침체도 우려할만 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시장 종목들이 좋지 않은 분위기를 유지하는 가운데, 반도체 수요 감소세가 길게는 수십개월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제 겨우 3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 긴장할만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구체적으로는 올해 초 코로나19 엔데믹으로 PC 수요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중국 스마트폰 시장도 좋지 않은 분위기다. 서버쪽도 견조한 수요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재고 문제를 우려했다. 반도체 산업은 출하와 선적이 크게 차이가 없는 공급과 수요 균형을 맞추는 때가 많지만, 최근에는 재고가 6억Gb를 넘어 연말까지 41억Gb로 급증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예상도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D램과 낸드 매출액이 크게 감소할 것이며 가격을 낮추거나 감산 등 조치를 취하더라도 재고가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중 무역분쟁은 변수로 꼽았다. 반도체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미국이 반도체 산업 '리쇼어링'과 함께 중국을 향한 제재를 강화하며 리더십을 대폭 확대하려는 모습이다. 중국은 반도체 굴기를 성공하기 어렵게 됐지만, 인공지능 등 새로운 영역에서는 여전히 위협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내 반도체 생태계가 놀랄만큼 취약하다며 전략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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