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우리·농협은행 예금 상품 연 5% 제공
은행으로 돈 몰리는 '역머니무브' 가속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연 5%를 돌파했다. 1억원을 예금하면 1년만에 이자 수익만 500만원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은 지난주 연 4.96% 금리를 적용하다가 이날 5.01%로 올렸다. NH농협은행 역시 정기예금 금리를 연 5.1%로 인상했다. 우리은행의 정기예금 대표상품 '우리 WON플러스 예금'도 지난 13일 기준 1년 만기 기준 연 5.18%의 금리를 제공했다. 다만 이날 기준 해당 상품의 금리는 연 4.98%로 다시 내려갔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과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도 금리가 연 4.85%로 5%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거듭된 금리 상승세에도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는 연 4%대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한국은행이 사상 두 번째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자 시중은행은 일제히 예·적금 금리를 0.3∼1.0%포인트(p) 상향 조정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자금경색 대응조치도 정기예금 금리를 밀어 올리는데 힘을 실었다. 채권시장이 얼어 붙으면서 은행채 6개월물 금리가 연 4%대, 1년물은 연 5%대로 약 13년 만에 최고점을 찍었기 때문이다.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는 한은의 기준금리와 은행채 등 시장 금리가 반영된다.
정기예금 금리가 연 5%를 넘어서면서 1년 이자수익이 3배나 늘었다. 1억원을 맡겼을 때 1년 이자가 500만원에 달한다. 이자소득에 대한 과세(15.4%)를 제외하더라도 423만원을 이자로 얻을 수 있다. 월 이자만 35만원이 넘는다. 예치금액이 2억원이면 연이자는 846만원(매월 70만5000원), 3억원은 1269만원(매월 105만원)으로 늘어난다.
또, 5000만원을 은행 정기예금 상품에 예치한다면 1년 이자 수익이 250만원(세전)으로 올 초(85만5000원) 가입할 때보다 약 3배나 늘어난 셈이다.
그동안 주로 전국적인 수신기반이 약한 지방은행이나 외국계은행의 예금 상품이 주로 연 5.0%가 넘는 금리를 제공했다. 이마저도 기본금리에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만 가능했다. 이런 상황에 시중은행이 5%대 금리 정기예금 상품 시장에 본격 진입한 것이다.
이날 기준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권에서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로 연 5%대를 제공하는 곳은 ▲BNK부산은행 '더 특판 정기예금' 5.4% ▲전북은행 'JB123 정기예금' 5.3%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예금' 5.1% ▲제주은행 'J정기예금' 5.10% ▲광주은행의 '호랏차차디지털예금' 5.0% 등으로 지방은행과 외국계 은행에 집중돼 있다
이에 따라 은행으로 자금이 몰리는 '역(逆)머니무브' 현상도 가팔라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10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의 정기예금은 지난 한 달 동안에만 56조2000억원 늘었다.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대 증가 폭이다.
10월 말 현재 5대 시중은행(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의 예·적금 잔액은 847조2293억원으로 한 달 새 47조원이나 불었다. 올 들어선 157조1927억원 급증한 규모다. 시중은행의 예적금이 800조원을 넘어선 것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수신금리 경쟁은 앞으로 더 가열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조만간 저축은행들이 수신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연 7%대 정기예금 상품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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