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이후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순유입되고 있는 가운데 시진핑 집권 3기 출범에 전후해 중화권을 이탈한 이른바 '차이나 런(차이나와 뱅크런의 합성어) 자금이 적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반도체, 2차전지 등 대형주가 일차적으로 수혜를 입고 있으나, 유입추세가 계속 이어질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하반기 순매수 전환한 '외국인', 코스피 상승 이끌어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하반기 들어 지난 16일까지 코스피(ETF·ETN·ELW 제외) 시장에서 9조7950억원어치를 사들이며 매수세로 전환했다. 지난 상반기 16조1768억원어치를 팔아치운 것과 대비된다.
특히 지난 10월 이후 5조9473억을 순매수하며, 코스피 지수 반등의 주요 수급원으로 등극했다. 이 기간 개인은 6조1834억원, 기관은 11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들은 반도체 및 2차전지 관련주를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이후 외국인은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조9950억원, 8460억원 순매수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해 반도체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 국내 반도체업체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 중간선거 결과 여당인 민주당이 선전함에 따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유지될 가능성이 커진 점도 국내 증시가 상대적 수혜를 받는 배경이 되고 있다.실제로 애플은 중국 양쯔메모리의 낸드플래시를 아이폰에 탑재하기로 했던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대만 TSMC를 비롯해 중국 관련 반도체주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외에는 전기차 배터리 관련주인 LG에너지솔루션(9770억원), 삼성SDI(9480억원) 등이 있다.
◆차이나 런, "반등 추세 유지 힘들어"
차이나 런 반사이익의 결과는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 텍사스 교직원 퇴직연금이 중국 투자 비중을 줄이고, 한국 등 신흥국 투자 비중을 늘렸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8월 기준 컨설팅된 비즈니스모델(BM) 비중에서 보면 중국의 비중은 35.4%에서 17.7%로 급감한 반면, 한국은 11.2%에서 14.3%로 비중이 늘었다. 이 퇴직연금은 운용 규모가 987억달러에 달한다.
정진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7월 이후 누적 외국인 자금 유입은 인도 89억달러, 한국 72억달러 순으로 확인된 반면, 중국 -96억달러, 대만 -114억달러로 중화권 증시 이탈 현상이 부각됐다"며 "한국 증시는 2020년 이후 아시아 신흥국 중 낮은 가격 부담이 유리하게 작용했으며, 인도의 경우 구조적 환경 변화가 체감되는 시장"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수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텍사스 교직원 퇴직연금처럼 미국 주정부들이 운영하는 연기금들의 벤치마크 변경이 확산하고 있는 징후는 찾기 어렵다"며 "중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우려한 전술적인 포트폴리오 조정이라면 중국 매도-한국 매수 양상이 장기적으로 이어지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의 개선이 동반되지 않은 반등은 추세를 유지하기 어렵다"며 "특히 이번 반등을 이끈 2차전지 업종의 주가가 지난주 들어 둔화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지수 상승의 둔화 시그널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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