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운영 자영업자 한숨 늘어
17일부터 유제품 가격이 일제히 인상되면서 우유를 재료로 사용하는 빵·제과류와 커피 메뉴 등 다른 식품 가격도 연쇄적으로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우유협동조합과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국내 주요 유제품 기업들은 원유 가격 인상에 따라 흰 우유 가격을 평균 6~8% 인상하기로 했다.
낙농진흥회는 지난 3일 원유 기본 가격을 1L당 947원에서 999원으로 49원씩 올리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번 원유 가격 인상은 지난 2020년 8월 낙농진흥회가 21원 인상을 결정한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1000㎖ 기준 흰 우유 가격이 3000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가격은 대형마트 기준 2710원에서 2800원 후반대로 책정 됐다.
흰 우유 외에 유제품 가격도 올랐다. 서울우유는 서울우유 생크림과 버터 가격을 각각 10%, 7%씩 인상했으며 발효유 제품 '비요뜨' 출고가도 5%대로 인상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일부 치즈 제품 출고가를 약 20% 올린 바 있다. 매일유업도 원유 가격 결정 전인 지난달 이미 발효유 제품 가격을 15~25% 올렸고, 휘핑크림 가격도 6∼7% 인상했다.
hy(옛 한국야쿠르트)는 다음달 1일부터 일부 발효유 제품 가격을 올린다고 17일 밝혔다. 대표 제품인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의 소비자 가격은 1500원에서 1600원으로 6.7% 오른다. '메치니코프'는 1300원에서 1400원으로 7.7% 비싸진다. 인상된 가격은 유통 채널별로 순차 적용될 예정이다.
hy는 지난 9월 1일에도 '야쿠르트 라이트' 가격을 200원에서 220원으로 10% 올렸고 '쿠퍼스 프리미엄', '야쿠르트 프리미엄 라이트', '멀티비타 프로바이오틱스'의 가격을 100~200원씩 인상한 바 있다.
유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우유나 버터, 치즈를 재료로 하는 빵, 커피,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도 잇따라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제과업계와 커피업계는 유제품을 원료로 하기 때문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원유 가격이 1L당 21원 오르자 스타벅스는 올초 카페라때 가격을 400원(9.8%) 인상했다. 파리바게뜨도 연초에 빵·케이크 등 67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6.7% 올렸다.
이에 따라 특히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등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인천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A 씨(45)는 "우유나 크림 등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어 일부 커피 메뉴 가격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원두 가격도 오르고 우유 가격도 오르는데 판매 가격을 그대로 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우유 가격뿐 아니라 설탕,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 비용 모든 비용이 오른 상황이라 가격을 올려도 순이익이 예전보다 좋지 못하다"고 토로했다.
서울우유의 카페 전용 우유인 '밀크마스터' 가격도 6.3%가량 인상된다. 다만 인상 시기는 유통 채널별 협의가 필요해 이날이 아닌 다음 달 1일부터 이뤄진다.
또 다른 카페 운영자 B 씨(32)는 "올초에 가격을 올렸는데 또 올리면 손님들이 반감을 가질까 올리지도 못하고 있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당초에 조금 더 큰 폭으로 금액 조정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멸균우유가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에 기존에 사용하던 우유를 대신할까 고민도 했지만, 손님들의 입맛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자칫 단골 손님들마저 잃을 수 있어 관뒀다"고 덧붙였다.
커피 프랜차이즈 이디야커피는 다음 주부터 직영점을 대상으로 4년 만의 가격 인상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음료 57종에 한해 200~700원 가격을 인상한 뒤 올해 안에 전국 가맹점으로 인상한 가격을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