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후 별다른 메시지 없이 해묵은 문제를 해결하고 경영 보폭을 늘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위기 속 실리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 연말 인사에서야 비로소 '뉴삼성'이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18일 경기도 용인에서 故 이병철 창업회장 35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출장으로 참석하지 못했었다.
올해 추도식은 삼성과 CJ도 모처럼 함께 시간을 보내 눈길을 끌었다. 이 회장은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가족과 함께 사촌지간인 이재현 CJ 회장 등 CJ그룹 관계자들과도 30분 가량 함께 머물러있었다고 알려졌다.
과거 분쟁 탓에 2012년 이후 추도식에서도 만남을 피해왔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올해에는 불발됐지만, 이 회장이 이재현 회장 집에서 지내는 이병철 창업회장 제사에 참여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선대회장이 시작했던 삼성과 CJ그룹간 분쟁이 이 회장대에서 해소된 셈이다.
다만 이 회장은 이번에도 아무런 메시지도 내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지난달 승진으로 새로운 '뉴 삼성' 사업 비전이나 투자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한달여간 이 회장은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대신 회장 취임 후 행보를 비춰보면 '상생 비전'이 첫번째 메시지로 풀이된다. 회장 승진 후 첫 행보로 광주 협력사를 방문한데 이어, 최근 부산에 삼성전기 FCBGA 공장을 찾으면서도 협력사 방문 일정을 이어갔다.
'JY 네트워크'도 본격 가동했다. 지난 주 이 회장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와 피터 베닝크 ASML CEO 등 기업가를 비롯해 빈 살만 사우디 아라비아 왕세자와 마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등 각국 정상들과도 만났다. MS와 ASML 등 기업과는 이미 깊은 친분을 유지하는 상태, 사우디에 이어 네덜란드와 스페인 등 국가에서도 삼성전자에 깊은 관심과 호의를 보이면서 글로벌 확대 기대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 회장은 이어서 내년 초까지 해외 출장으로 바쁜 시간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하노이에 연구개발(R&D) 센터 완공식이 첫 해외 출장지로 유력한 가운데,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권을 포함한 글로벌 경영을 재가동할 예정이다. 이 회장이 '사법리스크' 이전에는 연중 절반 가까이를 해외에서 보냈었던 만큼, 해외 회장 취임 후 JY네트워크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해외 출장이 시급하다는 전언이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별다른 메시지를 내놓지 않으면서도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면서 실리주의 경영 방침을 더욱 분명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 회장은 부회장이던 당시 승진과 관련해 "회사가 더 중요하다"며 우선 순위를 밝힌 바 있다.
이 회장 삼성 향방은 연말 인사에서야 구체화될 전망이다. 마찬가지로 이 회장이 메시지를 낼 지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사업은 물론이고 지배구조까지 대거 개편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컨트롤타워를 맡을 조직이 신설될지 여부를 비롯해 미래 먹거리와 기존 사업 재편 등 여러가지 가능성에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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