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시스템 반도체의 자존심, 삼성전자 엑시노스가 표류하고 있다. 성능 개선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사 플래그십인 갤럭시S 시리즈 탑재 비중도 축소되는 상황, 점유율을 방어하던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도 침체하면서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21일 퀄컴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차세대 플래그십인 갤럭시S23에 스냅드래곤 탑재 비중을 더욱 높일 예정이다.
퀄컴이 삼성전자 차세대 플래그십에 자사 AP 글로벌 비중을 갤럭시S22(75%)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 협력사가 공급사 관련 내용을 확정적으로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인 만큼, 삼성전자가 퀄컴과 이미 협의를 끝낸 것으로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직 출시 시기가 남아있는 만큼 단정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내놨지만, 엑시노스 탑재 모델에 대한 성능 문제가 여러해 이어진 터라 마케팅 면에서도 스냅드래곤 비중 확대는 불가피한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엑시노스 개발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차세대 플래그십 AP인 엑시노스 2300을 개발 중이다. 블루투스 5.3 인증도 받았다. 중저가 스마트폰향으로 추정되는 1330과 1380 개발 소식도 유출됐다.
중저가 시장에서는 성과도 있었다. 옴디아에 따르면 중저가 AP 시장에서 엑시노스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53% 늘었다. 점유율은 7.8%, 다른 브랜드들이 모두 출하량을 10% 안팎 줄인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다만 이같은 성과는 오히려 엑시노스가 플래그십 시장에서 밀려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엑시노스 출하량이 늘어난 이유는 갤럭시 A와 M 등 중저가 모델에서 비중을 늘린 영향인데, 중저가 제품에 주로 사용됐던 '가성비' 브랜드 미디어텍은 최근 플래그십 수준 제품인 '디멘시티 9000'시리즈로 성능을 인정받으면서 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플래그십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플래그십에 엑시노스를 탑재하려던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미디어텍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비보와 샤오미 등이 미국 무역 제재로 AP를 현지에서 생산하기 어려워지면서 엑시노스 1080 등을 대안으로 삼는 듯 했지만, 최근에는 새로운 플래그십에 디멘시티 9200을 탑재하는 등 미디어텍 비중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엑시노스가 새로운 판로를 확보하는데 실패했다는 얘기다.
엑시노스 점유율 축소 이유는 여러 추측이 있지만, 성능면에서 상대적으로 이점이 없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속도 뿐 아니라 발열 등에서도 단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AMD와 힘을 합쳐 GPU를 개선한 엑시노스 2200을 개발했지만, 기대만큼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오류도 많아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물밑 작업을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던 설계 인력을 확보하고 전략을 수정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는 전언이다.
협력 관계도 강화하는 모습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AMD 뿐 아니라 구글까지 함께 스마트폰용 칩셋 개발을 위해 협력 중이다. 갤럭시S25에 탑재를 목표로 엑시노스를 개발 중으로 알려졌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개발사인만큼, 시너지 효과를 대폭 확대할 수 있다.
완전히 새로운 길로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 Arm이 퀄컴을 상대로 자사 IP에 타사 기술을 쓰지 못하도록 하는 소송을 걸면서 관련 업계가 Arm 아키텍처 대안을 찾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도 Arm을 벗어나 새로운 IP를 활용해 갤럭시만을 위한 새로운 엑시노스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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