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빚 사상처음 200억 넘어 '휘청'
은행 유동성 확보위해 외부 빚 더 쌓을듯
기업·은행, 외화 차입 늘어나 동반 부실 가능성↑
'강달러' 현상으로 기업부터 은행까지 달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외화 부채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은 삼중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따른 위기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올해 들어서만 외화를 15조원 넘게 빌려왔다. 기업의 외화 빚은 사상처음 200조원을 넘어서면서 이자비용이 크게 늘었고, 상환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올해 3분기 외화 차입금 평균 잔액은 지난해보다 47.9%(15조777억원) 늘어난 총 46조5286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기업의 외화 자금 수요가 늘어나 은행이 해외 금융회사에서 외화를 빌려 대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차입금은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고자 외부로부터 빌린 돈이다. 기업은 만기가 돌아오면 차입금에 대한 원금과 이자를 갚아야 한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의 외화 차입금 평균 잔액이 같은 기간 대비 69.8% 늘어나 18조3631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10조2581억원, 9조239억원으로 각각 50.7%와 24.5%씩 해당 금액이 증가했다. 신한은행도 35.0% 늘어난 8조883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전날보다 14.4원 급등(원화 가치 하락)한 1354.7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0일(1377.5원) 이후 11일 만에 다시 달러당 1350원대로 올라선 것이다.
은행의 외화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과 원금 상환 부담은 확대될 전망이다. 기업들의 외화빚도 사상처음 200조원을 넘어서면서 불어난 이자비용과 재조달(차환)을 감당하기 힘들 것이란 우려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한국의 비금융기업(기업) 대외채무 합계는 1491억1070만달러(207조710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38억6860만달러 늘어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외채무란 기업이 갚아야 하는 외화 빚을 말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만기가 1년 이하인 단기 외화부채는 191억6520만달러, 1년을 초과하는 장기 외화부채는 1299억4550만달러에 달했다.
문제는 달러 가격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은행권이 원화 가치 하락을 우려해 빚내서 외화를 끌어들이는 상황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정대호 KB증권 연구원은 "극단적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과 유사한 상황이다"라며 "최우선적으로 현금 확보에 매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등장하고 있어 금융시장의 돈줄이 얼마나 메말라가고 있는 지 단적으로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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