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11월 BSI 1%p 내린 75…1년 11개월 만 최저
노동계, 24일부터 화물연대·학교·교통 줄줄이 총파업
KDI 이어 OECD 내년 한국 성장률 1.8%로 내려
정부, 한국은행도 2%대 전망서 1%대 하향 조정 가능성
내년 우리 경제가 1%대 저성장 늪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치솟는 물가에 소비심리도 위축되면서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얼어붙고 있다. 이런 와 중에 노동계는 24일부터 화물연대를 시작으로 학교와 지하철, 기차 등 줄줄이 전면 총파업에 돌입한다. 소비와 투자 등 내수도 어려운데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출마저 빨간불이 켜졌는데 물류에 교통대란이 재현될 위기에 놓였다. 풍전등화의 상황에서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낮추며 비관적으로 돌아섰고, 정부마저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23일 '2022년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를 통해 전체 산업의 BSI가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한 7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20년 12월(75) 이후 1년 11개월 만에 가장 낮다.
BSI는 기업들의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지수화 한 것으로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낸다. 지수가 100보다 작다는 건 그만큼 업황이 나쁘다고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기업이 어려운데 노동자들은 일손을 멈추고 거리로 나온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24일 0시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예고했다. 올해 종료 예정인 최저임금 성격의 '안전운임제' 연장과 타 업종으로 확대 여부를 놓고, 노사 간 갈등이 정부, 정치권과의 정쟁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화물연대에 이어 25일에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30일과 다음 달 2일에는 서울 지하철과 철도 노조가 총파업을 이어간다. 급식·돌봄 차질에 교통 혼란도 불가피해졌다.
급기야 전국경제인연합회·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6단체는 22일 "수출과 경제에 미칠 심각한 피해를 우려한다"며 공동성명서를 냈다. 기업들이 무역 적자와 원자재 가격 급등, 금리 상승 등 유례없는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어 총파업을 철회해 달라는 호소였다.
이런 가운데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우리 경제가 내년부터 1%대 저성장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최근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산업연구원이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을 각각 1.8%, 1.9%로 전망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한국 성장률을 1.9%로 예상한데 이어 전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8%로 하향 조정했다.
이들 기관 모두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내수 둔화,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반도체 등 수출 악화를 성장률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잠재성장률이 2% 내외일 때 그보다 낮은 1%대는 경기 둔화 국면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나홀로 장밋빛 전망을 고수하던 정부도 녹록지 않은 우리 경제 상황을 고려해 내년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할 것임을 시사했다.
정부는 11월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우리 경제는 내수의 완만한 개선 흐름에도 높은 수준의 물가 지속과 부진한 수출 등 경기 둔화 우려가, 대외적으로는 금융시장 변동성과 세계 경제 하방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가 제시한 내년 성장률 2.5%, 한국은행의 2.1% 이전 전망치가 현 경제 상황에 맞게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은행은 24일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함께 내년 경제전망을, 정부는 다음 달 중순 내년 경제정책방향과 성장률 전망을 내놓는다.
지금까지 우리 경제가 1% 미만의 성장률을 기록한 해는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0.7%),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0.8%), IMF 외환위기였던 1998년(-5.1%), 2차 석유파동이 있어던 1980년(-1.6%) 등 네 차례 뿐이다.
OECD는 "(한국은)높은 물가 상승세를 고려해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되, 고금리에 취약할 수 있는 가계·기업 대상 선별 지원이 필요하다"며 "노동·자본의 재배분과 기업 간 경쟁 촉진 등 규제 혁신에 힘써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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