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4차산업혁명은 속도를 높이고 있다. 내년에도 MR 헤드셋과 3단계 자율주행차 등 신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면서 미래 기술을 둘러싼 경쟁도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 초 혼합현실(MR) HMD(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 헤드셋)을 처음 공개하고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MR 헤드셋은 머리에 쓰고 완전한 가상현실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기기다. 차세대 콘텐츠인 메타버스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장치로 평가된다.
헤드셋 기기가 애플에 의해 처음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메타가 인수한 오큘러스를 중심으로 여러 업체들이 꾸준히 제품을 출시해왔다.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등을 구현하는 이름으로다. 삼성전자 기어 VR과 오디세이도 있다. 구글도 구글 글래스를 통해 AR 기기를 선보인 바 있다. 소니도 플레이스테이션 주변 기기로 VR HMD를 출시하는 등 이미 게임 업계에서도 꾸준히 제품과 콘텐츠를 내놓고 있다.
그런데도 산업계는 애플 헤드셋을 발판 삼아 헤드셋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옴디아는 시장 규모가 올해 69억달러(한화 약 9조원)에서 2027년 200억달러(약 1400억원)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헤드셋 성능이 '쓸만'해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종전까지는 헤드셋이 무거운데다가 디스플레이 성능도 높지 않아 활용 범위가 크지 않았다. 그러나 마이크로 OLED(올레도스) 등 1인치에 픽셀을 3000개 가까이 탑재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상용화되기 시작하면서 작은 헤드셋으로도 충분한 해상도를 낼 수 있게 됐고, 고성능 반도체를 활용해 무게도 크게 줄일 전망이다. 아울러 카메라 모듈을 활용한 동작 인식 기술도 크게 발전해 단순히 보여주는 것을 넘어서 헤드셋만으로도 동작을 인식해 상호작용하는 콘텐츠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애플만 주목받는 것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구글과 메타 등 글로벌 IT 업계가 내년 초 열리는 CES에 MR 헤드셋 관련 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퀄컴도 최근 AR 플랫폼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이미 올레도스 개발과 양산 계획을 공식화한 상황,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기술을 소개할 수 있다.
헤드셋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면서 국내 산업계도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애플 헤드셋이 카메라 모듈만 10여개, 동작을 인식하기 위한 ToF 카메라 등 다양한 센서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3D 콘텐츠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도 적지 않게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헤드셋이 스마트폰 시장을 대체할 미래 시장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올레도스 부문에서는 소니가 앞서있긴 하지만, 국내 기업들도 경쟁력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모바일 폼팩터 혁신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에 이어 중국 브랜드들이 앞다퉈 폴더블폰 출시를 이어가며 시장 규모를 빠르게 키워가고 있다. 노트북 시장에서도 에이수스에 이어 다른 브랜드도 제품 출시를 이어가려는 모습. LG디스플레이가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까지 개발하면서 다양한 폼팩터로 제품을 구상 중으로 알려졌다.
가전 시장에서는 홈 IoT 플랫폼이 경쟁을 시작한다. IoT 표준 '매터'를 통해 제조사를 넘어선 제품을 모두 지원할 수 있게 되면서 생태계 확보보다 기능과 인공지능(AI) 적용 등 실제 서비스를 제고하는데 더 힘을 쏟게 됐다. AI 스피커 시장이 사실상 '고사'한 가운데, 어떤 가전이 홈IoT를 제어할지에도 관심이 높아진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새로운 시대가 예고됐다. 제네시스가 고속도로에서 스스로 달릴 수 있는 자율주행 3단계 기술을 적용한 G90을 출시할 예정. 당초 계획보다 다소 늦어지긴 했지만, 이를 계기로 완성차 업계에서도 본격적으로 새로운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율주행 3단계 차량은 2단계 차량에 비해 카메라 모듈만 50% 가량 많이 탑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센서는 물론 반도체 역시 더 많이 필요로 한다. 다양한 정보를 출력하기 위해서는 디스플레이 면적도 크게 확대할 수 밖에 없다. 국내 IT 기업들이 경기 침체를 극복할 해법으로 전장 사업을 지목한 이유다.
로봇 시장도 눈여겨볼 분야다. 이미 제조 공장 뿐 아니라 서빙과 안내, 경비 등 분야에서 로봇 활용도가 크게 늘어나는 분위기, 시장 규모도 연간 20%에 달하는 성장을 보이고 있다. LG전자가 최근 인수한 로보스타도 올해 흑자 전환이 예상되며, 현대차그룹 자회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도 차세대 물류 로봇 '스트레치' 양산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알려졌다.최근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경쟁사인 고스트 로보틱스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내면서 견제도 시작됐다. 웨어러블 로봇 기술도 상용화 단계로 올라서면서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장이 열리지 않겠냐는 기대도 나온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