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금리차 8년만 최고
대출금리 치솟는데 예금 금리 인상에만 '자제령'
대출금리 10년만 최고
5% 돌파했던 예금상품 사라져...4%대로 추락
예금 금리는 떨어지고 대출금리는 오르면서 예대금리차가 8년 만에 최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예금 금리 인상 자제를 권고한 반면, 대출 금리 인상에는 별다른 조치를 내놓지 않은 여파로 풀이된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3분기 말 국내 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는 2.46%포인트(p)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4년 2분기 2.49%p 이후 8년여 만에 최대 수준이다.
예대금리차가 역대급으로 벌어지고 있는 이유는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금리는 레고랜드발 자금경색 영향으로 급등하면서 연 5%를 넘어섰다. 지난달 전체 가계대출 금리는 5.34%로 한달 사이 0.19%p 뛰었다. 이는 2012년(5.38%) 이후 1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기업대출 금리도 5.27%로 지난 9월보다 0.61%p 뛰었다. 2012년(5.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승폭은 1998년1월(2.46%p) 이후 24년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
신용대출 금리는 12년만에 7%를 돌파했다. 신용대출 금리가 7%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3년 1월(7.02%) 이후 처음이며 금리 수준은 2012년 6월(7.89%) 이후 가장 높다.
이와 달리 지난달 5%를 돌파했던 예금금리 상품은 자취를 감추고 있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예금금리 인상 자제를 권고했기 때문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5일 "금융권의 과도한 자금확보 경쟁은 금융시장 안정에 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업권간, 업권내 과당 경쟁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가장 먼저 5% 예금 상품을 선보인 우리은행의 '원(WON) 플러스 예금'은 현재 4.98%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13일 이후 하루 만에 4.98%로 떨어진 이후 5%를 넘지 못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인 'KB STAR 정기예금'도 4%선으로 밀려났다. 지난 14일 연 5%대에 올라섰으나 전날 기준 연 4.7%로 떨어졌다.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도 기본 금리만 연 5.1%였지만 현재는 '기본금리 연 4.8%, 우대금리 0.3%p'로 인하했다.
이러한 상황에도 금융당국이 예금 금리 인상 자제에 나서는 것은 수신상품 금리 인상은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 확대로 이어져 대출금리를 끌어올린다는 분석에서다.
실제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경색 등의 영향으로 금융권의 자금 조달 경쟁이 심화하면서 수신금리를 잇달아 높이자 시장 자금이 은행으로 몰렸다.
그러나 금융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예적금 이자는 오르지 않고 대출이자만 계속 오른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 인상에는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도 예금이자는 오르지 않고 대출이자만 더 뛴다면 금융 소비자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개입은 예금금리는 낮추고 대출 금리만 더 뛰어오르게 만들어 예대금리차가 커질 수 있다"면서 "대출이자만 높아진다면 금융 소비자의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금리가 급등하면서 예대금리차가 크게 벌어진 만큼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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