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교육과정 확정·고시 12월 31일까지 마무리돼야
사회·교육계 행정예고안 철회 촉구...졸속 처리 우려
이 장관의 일방적 행정예고안 'MB 정부' 때랑 똑같아
쟁점사안 다듬지 않고 진행한다면 후폭풍 더 심할 것
'자유민주주의', '성(性)소수자' 용어 삭제 등으로 논란을 겪고 있는 새 교육과정이 연내 확정·고시를 앞두고 있어 졸속 처리 우려가 나온다. 야당과 교육계는 해당 내용이 포함된 새 교육과정 행정예고안의 철회를 촉구하는 등 반발이 거센 상황이지만 교육 당국과의 조정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6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번주 국가교육위원회는 교육부로부터 '2022 개정 교육과정' 최종 심의안을 제출받아 심의·의결을 진행한다. 국교위가 기존 안대로 의결한다면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확정·고시하게 된다. 반대로 국교위가 수정안을 요청할 경우 교육부는 최종안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개정 교육과정 확정·고시는 2022년 12월 31일까지로, 연내 마무리돼야 한다. 올해까지 한 달이 채 남지 않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시간이 촉박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지난달 9일 발표된 새 교육과정 행정예고안은 민주주의에 자유를 추가해 '자유민주주의'로 표기하고, '성(性)소수자' 용어를 삭제하는 등 일부 내용이 변경되면서 교육계의 비판을 받았다. 특히 이번 행정예고안은 교육부가 정책연구진과의 상의없이 처리했다는 지적이 나와 논란이 불거졌다. 정책 연구진은 "교육부가 연구진과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역사'와 '한국사' 과목의 내용을 수정함으로써 민주주의와 관련된 다양한 보편적 가치를 담고자 한 연구진의 의도를 왜곡했다"면서 행정예고 철회와 함께 교육부에 사과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장관의 이러한 일방적 처리는 2011년 이명박 정부 시절과 똑같다는 평가도 이어진다. 당시에도 개정 교육과정 최종 고시에서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수정해 개정에 참여한 연구진 대다수가 사퇴한 바 있다.
전국역사교사모임은 성명을 통해 "교과서에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를 넣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이명박 정부 당시 뉴라이트 세력에 의해 제기되기 시작했다"며 "역사학계의 폭넓은 반대에도 현재 교육부 장관인 이주호 장관이 교육과정 최종 고시 과정에서 연구진이 제출한 최종안의 '민주주의'를 일방적으로 '자유민주주의'로 고쳐 고시해 당시 연구진들의 총사퇴 및 사회적 파장을 불러온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교육부는 두 차례에 걸친 설명자료를 통해 해명했지만, 사실 확인을 위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들이 회의록을 열람한 반응은 부정적이다. 야당 의원들은 "협의체 의견을 반영해 개정 교육과정 내용을 수정·보완했다고 발표한 교육부의 주장은 거짓말"이라며 비판하는 상황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역사교사모임, 민족문제연구소,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등 다수의 사회·교육 단체들도 성명을 내고 행정예고안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야당과 교육계 등의 행정예고안 철회 촉구가 이어지는 만큼 새 교육과정에 대한 충돌은 지속될 전망이다.
최영일 정치평론가는 "정부의 입장에서는 새 교육과정 행정예고안을 관철시키려는 의지가 강해 보이지만 사회·교육계 분야의 반발이 큰 만큼 졸속 처리는 후폭풍을 야기한다"며 "그대로 확정·고시된다면 더 큰 문제로 확산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를 한 번쯤은 거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전교조는 6일 화요일 오후 3시 30분부터 2022 개정 교육과정안 심의가 진행되는 서울 광화문 정부 서울청사 앞에서 '국가교육위원회의 책임 있는 교육과정 심의를 촉구하는 집중 선전전'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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