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염치없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때가 종종 있다. 여기서 '염치(廉恥)'의 염(廉)은 정직하다. 결백하다의 뜻을 가지고 있다. 귀 이(耳)자와 마음 심(心)자를 합친 부끄러울 치(恥)는 '마음이 부끄러우면 귓불이 붉어진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곧 염치란 말은 "자신의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라는 의미다. 여기서 한자어인 염치가 변한 우리 말이 얌치이고, 얌치가 다시 얌체로 바뀌면서 거꾸로 '염치없는 사람'으로 뜻이 진화했다. 염치와 얌체는 한끗 차이라 할 수 있다.
신한,우리, 농협 등 주요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 선임 절차가 본격화한 가운데 부산에 기반을 둔 BNK금융지주 차기 회장이 누가 선정될지가 큰 주목을 끌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신한이나 우리, 농협은 이미 경쟁자가 배제된 상태에서 회장 후보가 정해져 있거나 유력 후보들 결심만 남은 상황이라 극적 흥미는 반감된지 오래다. 하지만 BNK금융지주 차기 회장 자리는 '무주공산'이라 시작도 전에 벌써부터 과열 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내부는 내부대로, 외부는 외부대로 출발 전부터 명분과 정권 뒷배 찾기에 나서고 있고 노조는 노조대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청와대와 금융당국, 국민의힘 실세 국회의원, 지역 단체장까지 감독관을 자처하면서 치열한 '물밑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BNK금융지주 회장 후보군은 지주 계열사 대표 9명과 외부 자문기관 2곳이 각각 5명씩 추천한 인사 10명을 합쳐 총 19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6명으로 이루어진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13일 1차 회장 후보군(롱리스트)을 선정한 후 서류심사와 경영계획 발표, 면접 등 검증 과정을 거쳐 2차 후보군(숏리스트)을 확정한다. 이후 심층 면접을 통해 내년 설날 이전에 최종 후보자를 이사회에 추천,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금융권의 최대 관심사는 정부 관료 출신이나 정치권에서 낙점을 받은 금융권 출신이 회장이 되는 '낙하산 인사'가 실현되느냐이다. BNK금융지주 이사회가 '내부 경영 승계'가 폐쇄적이라는 정부와 정치권의 지적에 따라 급하게 관련 규정을 바꿔 외부 인사도 회장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줬기 때문이다. 현재 회장 선임 공모 흐름을 보더라도 정부가 회장 선임 기준을 '내부 불가, 외부 영입'으로 두고 있다는 시각이 절대적이다. 내부 유력 후보들에 대해서 전임 회장이나 전전임 회장과 관련한 금융당국 징계 소문이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는 것도 이를 반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외부 후보군들끼리 경쟁이 치열한 상태다. 현재 외부 후보군에는 '모피아'로 불리는 부산 출신 정부 관료 퇴직자 3명을 비롯해 금융 현직에서 떠난지 오래된 '올드 보이'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또 전 부산은행장, 전 경남은행장, 전 BNK금융 계열사 출신 인사들도 대거 후보에 지원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문제는 차기 회장 후보로 나서는 외부 인사들 몇몇을 보면 새삼 '염치'와는 거리가 있다는 점이다. 일부 인사들의 경우 과거 권력 핵심부에 자리 얻기를 위한 청탁 정황이 밝혀지는 등 사회적 물의를 야기한 바 있다. 또 정통 은행 업무와는 무관했던 관료들이나 금융시장을 떠난지 오래된 '올드 보이'들의 지원도 썩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우리는 일찍이 '정치 금융'의 폐해를 숱하게 경험한 바 있다. 정치권과 결탁한 함량 미달 인사로는 BNK금융지주의 성장과 화합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이번 BNK금융지주 회장 선임은 정부와 정치권 입김이 철저히 배제된 채 공정하게 치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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