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층의 대표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보금자리론 금리가 40년 만에 연 5%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정부가 내년 도입 예정인 '특례보금자리론'에 대한 실효성에 이목이 집중된다.
금융당국은 서민층의 주거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정책모기지 상품의 금리를 동결했으나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이번달 보금자리론 금리가 최고 5.05%로 올라섰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지난 9일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 금리를 20일부터 0.5%포인트(p) 인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안심전환대출은 연말까지 연 3.7~4%로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전자약정 등 온라인으로 신청하는 '아낌e-보금자리론'은 만기에 따라 ▲10년 4.65% ▲15년 4.75% ▲20년 4.8% ▲30년 4.85% ▲40년 4.9% ▲50년 4.95%으로 인상된다. 은행 지점 방문이 필요한 'u-보금자리론'은 '아낌e-보금자리론' 대비 0.1%포인트 더 높아 40년 만기부터 '5%'를 돌파한다.
그동안 주택금융공사는 주거비용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지난 8월 17일 0.35%p 인하 이후 보금자리론 금리를 동결해왔다. 하지만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주택저당증권(MBS) 발행금리 상승 추세가 지속됨에 따라 보금자리론 금리의 점진적인 현실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신청일 기준 90일 이내 대출 실행 고객도 19일까지 보금자리론을 신청하면 인상 이전 금리가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금융당국이 서민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내년 한해동안 한시적으로 도입하는 '특례보금자리론'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일반형 안심전환대출과 적격대출을 보금자리론에 통합한 형태다.
현행 보금자리론에서 주택가격 상한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높이고 대출한도도 3억6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연소득 7000만원이하로 규정됐던 소득기준도 없앴다.
금리는 연 4%대를 형성할 전망이다. 보금자리론 금리가 5%를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1%포인트 낮은 금리다.
이에 따라 고금리 주담대를 이용하고 있는 일부 차주들에게는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문제는 대출 한도를 대폭 늘리면서 되려 '영끌족'을 끌어 모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세입자가 아닌 차주를 위한 상품으로 진짜 서민을 위한 지원책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의 최대 대출한도인 5억원을 연 5%의 금리로 빌린다면, 최장 50년 만기를 적용할 때도 매월 약 230만원 가까이 되는 원리금을 갚아야 한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현재 정책금융 상품 금리도 5%가 넘는 가운데 4%대 금리를 적용한다면, 오히려 빚투족을 다시 끌어들여 집값 상승을 다시 불러 일으킬 수 있다"며 "고가 주택을 구입하고 이자만 대폭 늘어나는 상황에 불씨를 지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9억 이하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차주보다 세입자가 진짜 서민"이라며 "서민을 위한 지원책이 모색돼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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