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무를 내세운 '관치금융'이 부활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금리 조정 개입부터 금융사 수장의 인사까지 무리하게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에는 유력한 차기 회장으로 지목됐던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이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참석 후 돌연 사퇴를 선언해 외압설이 불거졌다.
농협금융지주 차기 회장에는 윤석열 대통령 인수위원회 특별고문을 지낸 이석준(63) 전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이 유력하다.
또 차기 기업은행장 후보로는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 이찬우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이 거론된다.
정 전 원장은 행시 28회에 합격해 옛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금감원장 등을 거친 '정통 금융 관료'다. 이 전 수석부원장도 행시 31회 출신으로 기재부 경제정책국장 등을 거쳐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거친 금융 전문가다.
이에 금융권 노조 전반으로 관료 출신이 관행처럼 '낙하산'으로 내려오는 것에 대한 반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금융 수장 선임에 대한 자격에 대해 당국이 조언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문제는 현 정권과 가까운 인사들이 금융지주의 수장 후보로 오르내린다는 점이다.
여기에 당국은 시장 금리에도 '보이는 손'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금융당국 수장은 지난달 "금융권의 과도한 자금 확보 경쟁은 금융시장 안정에 혼란을 일으키므로 경쟁을 자제해 달라"고 했다.
시중은행의 5%대 정기 예금이 단 하루만에 자취를 감추는 '효과'가 나타났고 상호금융으로 자금이 쏠렸다. '관치금융'의 부작용은 실제 터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터기 에르도안 대통령이 밀어붙인 금리인하 정책이다. 그는 "고금리가 고물가를 유발한다"며 금리인하를 지시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 2021년 9월부터 4개월 연속 금리를 인하했다. 당시 19% 수준이던 기준금리는 14% 이하로 떨어졌다. 그러나 터키의 물가 상승률은 9월 당시 19.6%에서 12월에는 36.1%까지 치솟았다.
단편적이긴 하지만 터키정부의 시장개입 실폐 사례는 관치금융이 다시 부활하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금리는 시장의 흐름을 알려주는 지표다. 당국의 개입이 이어진다면 시장 지표의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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