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안 모씨는 1년 전 시중은행에서 1억2000만원의 전세대출을 받아 전셋집을 마련했다. 하지만 최근 안 모씨는 전세대출을 중도상환하고 월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에 38만원이었던 월 이자가 61만원으로 껑충 뛰어 올라서다. 특히 앞으로 전세대출 금리가 더 오를 조짐에 안 모씨는 전세이자보다 저렴한 월세집을 알아보고 있다.
전세대출 금리가 8%대에 육박하면서 대출 잔액이 한달새 1조원 가까이 줄었다. 금리 인상으로 전세대출 이자가 월세를 역전하면서 대출을 상환하는 움직임이 늘어난 탓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세대출 금리는 지난 12일 기준 연 5.93~7.51%를 기록했다. 지난 5일에는 전세대출 상단 금리가 7.7%를 넘기며 연 8%대에 육박했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5대 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3~4%였다. 1년도 안돼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예를 들어 지난해 전세대출을 연 3% 금리로 2억원 빌린 경우 은행에 한 달 내는 이자는 50만원 수준이었지만 금리가 연 6%로 오르면 월 납입 이자는 100만원으로 2배 늘어난다. 만약 금리가 7% 이상으로 오르면 월 납입 이자는 117만원 이상으로 불어나는 셈이다.
이는 전세대출 금리 지표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지수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연속 인상 결정에 따라 거듭 상승해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0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 대비 0.58%p 오른 3.98%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1월 이래 최고치로, 증가 폭도 사상 최대 수준이다.
특히 전세대출의 경우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정책 금융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정부는 주담대를 이용하는 차주에 대해서 이자 부담을 덜어주는 '안심전환대출'을 시행 중이다.
이처럼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자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차주들이 월세로 이동하며 기존 대출을 상환하면서 대출 잔액은 지난 달에만 1조원 가량 감소했다.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33조657억원으로 전월보다 9987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두 달 연속 감소세다. 전세대출은 은 가계대출 잔액이 11개월 연속 줄어드는 가운데도 9월까지 증가세를 이어왔지만, 처음 감소세로 전환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세거래 비중이 처음으로 40%대를 넘어섰다. 12월 현재까지 서울 아파트 월세거래량은 8만6889건으로 전체 전월세 거래량(20만8315건)의 41.7%를 차지했다. 2010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은행 관계자는 "전세대출 잔액이 줄어든 것은 급등하는 전세대출 금리로 인해 이자부담이 크게 증가하면서 차주들이 월세로 갈아타고 있기 때문"이라며 "대외경제 흐름을 볼 때 고금리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됨에 다라 세입자는 이자 산정을 미리 계산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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