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일어나는 새가 피곤하다'. 부지런한 사람이 먼저 이득을 보고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라는 격언을 비꼬는 말이다. 아무리 일찍 일어나도 이득이 없는 곳에서 기회만 찾는다면 그 노력에 비해 얻는 것이 없고, 몸만 상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기자로서 가장 큰 변화는 장관 회의 시간이 앞당겨졌다는 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우리나라는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현상이 심화되며 경제상황은 악화했다. 물가를 잡기위해 금리는 인상해야 했지만, 국민들의 이자부담은 낮춰야 했다.
아침마다 벌겋게 충혈된 눈을 보는 것보다 안타까운 점은 현실성 없는 정책이었다. 지난 9월부터 시작한 안심전환대출은 지난 9일 기준 8조2538억원 지원해 공급목표인 25조원의 33%에 불과하다.
안심전환대출은 고금리·변동금리 주담대를 연 3.8~4.0%(저소득 청년은 연 3.7~3.9%)의 장기·고정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정책금융 상품이다. 당초 주택 가격 4억원 이하에서 시작했지만, 현실 주택가격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6억원으로 상향했다.
자영업자·소상공인의 고금리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대환해주는 프로그램도 이달까지 신청된 건수가 총 1만5839건으로 5327억원에 불과하다. 계획된 목표금액 8조5000억원의 6.3%다.
자영업자·소상공인의 경우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2금융권 또는 대부업체에서 개인대출을 받아 사업자금에 보탠 부분이 많았는데, 개인대출은 대상에서 일괄적으로 제외한 영향이다. 새출발기금도 그렇다. 코로나피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원금감면, 이자감면, 상환기간 연장 등의 채무조정을 진행하고 있지만 신청은 총 지원규모(30조원)의 5.8%에 불과하다. 부실차주(연체 3개월 이상)와 부실우려차주(연체 3개월 미만)의 지원 격차가 크고, 대부업의 채무조정이 되지 않아 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채무조정을 신청한 경우가 많아서다.
자영업자·소상공인과 소통해 개인사업자 대출보다 신용대출인 가계대출 이용이 늘고 있다는 점을 알았더라면, 이들이 1금융권에서 밀려나 저축은행 등 2금융권, 대부업 등으로 대출을 받으러 다닌 것을 알았더라면 이런 정책이 나왔을까.
열심의 문제가 아니라 방향성과 효율의 문제다. 정부가 봐야할 방향은 국민이다. 국민과 소통을 통해 일을 해결할 때 우선순위를 알게 되고 해야 할 일과 할 필요가 없는 일들을 구분할 수 있게 된다. 속도가 더딜 뿐 꾸준히 지원을 하고 있다는 말로 변명하진 말자. 경제 위기 정책은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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