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19일 차기 당 지도부 선출 전당대회 룰 변경을 강행하자 내부에서 반발이 나왔다. 전당대회 룰 변경 핵심인 '당원 투표 반영 비율 100% 확대'를 두고, 민심에 대해 외면한 행동으로 해석돼 외연 확장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게 내부 반발 이유다. 특정 후보를 배제한 것으로 해석하는 비판도 있다.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은 이날 오후 KBS 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우리가 좀 더 국민과 당원 앞에서 당당하게 나섰으면 좋겠다. 사실 속된 표현으로 당 대표 뽑는 게 골목대장이나 친목회장을 뽑는 것은 아니지 않냐"라며 책임당원 투표로만 차기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룰 변경안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전당대회에 대해 "이번에야말로 대통령님과 손발을 잘 맞춰가지고 총선 승리를 하자는 중책을 맡은 당 대표 선거"라는 입장을 낸 안 의원은 "이번에 뽑힌 당 대표가 공정하고 이기는 공천으로 한 사람이라도 더 당선시키는 게 윤석열 정부 성공과 우리 당 미래가 걸려 있기에 국민 앞에서 정정당당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총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한나라당 시절인 2004년 박근혜 당시 대표 주도로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에 여론조사 결과를 30% 반영하기로 결정한 뒤 지난 18년 동안 제도가 유지된 데 대해 "유지한 이유가 다 있다"는 입장도 냈다. 그러면서 "(책임당원 100% 투표라는 당헌 개정은) 자칫하다가는 국민 여론이 악화되고 대통령께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 의원은 "우리가 정정당당하게 대결하면 당원과 우리 지지자, 국민께서 누가 총선 승리를 통해 대통령을 뒷받침할 수 있는 사람인지 판단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도 말했다.
당권 주자인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원 투표 100%로 당 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요구가 당내에 강하게 있다고 하더라도, 당원과 국민 의견 수렴 없이 속전속결로 밀어붙여야만 했는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당대회) 룰 개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절박한 수도권 의원으로서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한 유불리만 생각한 것"이라며 "아직 상임전국위원회, 전국위원회 (의결) 절차가 남아 있다. 다시 한번 생각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비윤계 당권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SNS에 '與, 골대 옮겨 골 넣으면 정정당당한가'는 제목의 사설을 공유하며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규정 개정 절차가 빠르게 이뤄지는 데 대해 비판했다. 비윤계로 분류되는 김웅·허은아 의원 역시 비판 대열에 올랐다.
김 의원은 이날 SNS에 "어느 동네에서 지지리 어렵게 살다, 어렵사리 취직한 가족이 잔치를 여는데 느닷없이 '가족만의 축제이니 마을 주민들은 다 나가라'고 한다. 그러면서 한술 더떠 '미국, 유럽 파티는 모두 포틀럭이니 자기 먹을 거 자기가 싸 오라'고 한다"며 "18년간 남의 잔치에 가서 거하게 대접받던 사람들이었는데, 그럼 다음 잔치 때 누가 그를 부르겠는가"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일반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에 반영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한 비판이다. 김 의원은 같은 날 "환대는 물에 새기지만 천대는 돌에 새긴다. 국민을 버리고 권력에 영행한(영합한) 오늘을 국민은 기억할 것"이라는 말도 남겼다.
허 의원 역시 SNS에 "당이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가고자 하는 것을 분명하게 반대한다"라며 "18년 전 어려움에 처했던 당을 살리기 위해 박근혜 대표 때 만들었던 당원 7, 국민 3의 룰이 당원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계파 정치의 고착화"라며 "모든 후보자들은 투표권이 있는 당원들에게 절대적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당협위원장을 줄 세우기하려는 강력한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번 개정은) 국민과 무관한 당 대표를 뽑겠다는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비대위는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규정 개정 방침에 대한 내부 반발을 두고 일축했다. 박정하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가운데 "지난 일주일간 초·재선,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의 의견, 당원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안다. 지금와서 일부에서 다른 말을 하는 것"이라며 "오늘 비대위 결과 상, 당 지도부로서는 납득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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