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초에 임기가 만료되는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 인사가 이달 중 사실상 마무리될 전망이다. 경제 불황속 차기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어 CEO 선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권 CEO 인사 막바지
금융권 CEO 선임작업이 한창이다. NH농협금융을 시작으로 신한금융, BNK금융 등이 새로운 CEO을 맞아야 한다.
신한금융은 조용병 회장 연임이 유력했지만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차기 회장으로 내정됐다.
진옥동 내정자는 상고 출신 은행원에서 은행장을 거쳐 4대 금융지주의 수장까지 올라왔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이어 신한금융지주에서도 또 하나의 '고졸신화'가 탄생한 것.
진 내정자 자리에는 한용구 신한은행 영업그룹 부행장이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한용구 내정자는 신한은행에 입행해 연금사업부장, 퇴직연금사업부장, 신한금융지주 원신한전략 본부장 등을 거쳐 신한금융투자(현 신한투자증권) 부사장을 지내고 작년 1월부터 은행 영업그룹 부행장을 맡았다.
NH농협금융지주 차기 화장 자리에는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내정됐다.'정통 농협맨' 손병환 회장이 최대실적과 그간 회장들도 연임에 성공한 사례가 있어 기대를 모았지만 아쉽게 불발됐다.
이석준 내정자의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시작되고 2년간 NH농협금융을 이끌게 된다.
하나금융지주는 차기 하나은행장으로 이승열 하나생명보험 대표를 내정했다.
이승열 내정자는 1991년 외환은행에 입행에 하나금융지주·하나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그룹인사총괄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7년 만에 첫 외환은행 출신 하나은행장을 선임하면서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통합시대'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향후 예정돼 있는 CEO 인사는 우리금융, BNK금융, IBK기업은행 등이다.
우리금융과 BNK금융은 1월 중에, IBK기업은행은 이달 안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면서 "불확실한 경제 상황 등을 감안하면 전략통과 영업통의 전면 등장이 일상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손태승 회장, 장고중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연임과 용퇴를 놓고 장고 중이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사태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중징계는 취소됐지만 라임사태 중징계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물론 라임사태로 금융당국으로 받은 중징계 역시 행정소송을 할 경우 취소사유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라임펀드와 DLF 모두 내부통제 책임이 손 회장에게 있다고 봤기 때문에 라임펀드 중징계에 대한 정당성도 무너지게 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지난 16일 열린 우리금융 정기 이사회에서 손 회장이 거취에 대해 밝힐 것으로 예상했지만 논의되지 않았다.
박상용 우리금융 이사는 이사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손 회장의 거취에 대해 "아직은 좀 더 생각할 게 있어서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며 "올해 연말까지는 이사회차원에서 전혀 논의할 계획이 없고 내년이 돼야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내년 1월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이 효력정지 가처분 및 징계무효 행정소송을 통해 시간을 벌고 연임 도전을 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최근 신한·NH농협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임이 연이어 무산되고 있어 손 회장의 결정이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주총 소집 공고는 통상 3월 초 이뤄지기 때문에 손 회장이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고민 할 것"이라고 말했다.
◆BNK금융·IBK기업은행 등 주목
향후 BNK금융지주, IBK기업은행, 우리금융지주 등 CEO 인사에 관심이 집중된다. 관료 출신이나 정치인 등 '낙하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BNK금융 임원후보추천위는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후보는 내부 CEO(최고경영자) 후보군 9명과 외부 자문기관에서 추천받은 인물 9명 등 총 18명이다. 외부추천 인물은 명단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금융권 내 '관치금융'의 힘이 세지는 만큼 관 출신 인물 등장에 관심이 쏠린다. BNK금융은 2018년 내부 승계로 회장을 선임한다는 규정을 만들어 운영했지만 막상 새롭게 회장을 선출할 시기가 돼서 외부인사까지 후보에 넣을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사실상 외부출신 회장 후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단 의중이다.
IBK기업은행 차기 행장으로는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정 전 원장은 문재인정부 시절이었던 지난해 8월 금감원장에 임명된 후 10개월 만인 올해 6월 새정부가 출범하면서 자진사퇴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낙하산 인사 반대를 주장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는 이명박 정부 때 기업은행장을 지낸 조준희 전 YTN 사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손태승 회장이 거취에 대해 밝히지는 않았지만 용퇴시 관료출신이 내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낙하산 인사'로 금융권의 분위기는 어느때 보다 어둡다"며 "윤 대통령이 인수위 시절 공약했던 '낙하산 및 청탁 인사 금지'를 지켰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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