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안정보고서: 기준금리 인상이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 분석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융불균형이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금리가 오르며 대출이 감소하고, 시중자금이 예금 채권 등으로 이동해 주식 주택시장으로의 쏠림 현상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금융불균형 축소는 대내외 충격 시 실물경제가 하락할 수 있는 위험요소를 줄여 안정적 경제성장 기반을 확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인상된 이후 가계신용을 중심으로 급증했던 민간신용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 민간신용 증가율은 지난해 말 10.1%에서 올해 3분기 7.4%로 감소했다. 민간신용은 금융기관이 기업과 민간에 대출을 해주거나, 민간기업이 발행한 유가증권을 매입해 주는 것을 말한다.
시중자금도 위험자산에서 예금·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했다. 가계부문의 저축성예금 운용액은 지난해 2분기 16조9000억원에서 올해 2분기 33조9000억원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주식·주택시장의 유동성 쏠림 현상은 완화됐다.
한국은행은 이 같은 금융불균형 축소가 대내외 충격발생시 나타날 수 있는 실물경제 하락요인을 축소시켜 안정적 경제성장기반을 확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신용 증가세를 억제해 금융취약성이 악화됐던 시기에는 1년후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더라도 장기평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 단기금융불안 확대
다만 한국은행은 기준금리인상이 레고랜드 사태,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등과 맞물리면서 자금시장 위축이 예상보다 심화되고, 주택경기둔화 및 관련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레고랜드 사태로 PF-ABCP 발행 가중평균 금리는 지난 3월 2.2%에서 11월말 8.1%로 올랐다. PF유동화증권 발행잔액은 3월말 39조9000억원에서 11월말 35조2000억원으로 11.8% 감소했다. 부동산 관련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이 제약된 셈이다.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의 국내금융시장 전이도 국내 금융시장 불안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금융상황지수(NFCI)의 변화가 국내 금융불안지수(FSI)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미국 NFCI의 상승은 우리나라 FSI를 즉각적으로 상승시킬 뿐 아니라 국내 기준금리 인상시보다 더 민감한 반응을 야기했다.
◆잠재리스크 점검 필요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상과정에서 발생한 ▲취약부분 부실위험 확대 ▲가계기업 재무건전성 저하 ▲비은행금융기관 복원력 저하 등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가 인상하면 취약 가계·자영업자와 한계기업의 부실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지난해 6월말 수준에서 기준금리가 2.0%포인트(p) 상승할 경우 취약가계 대출연체율은 5.6%→7.3%, 자영업자는 5.7%→9.3% 상승한다. 한계기업의 부실위험은 3.52%에서 3.75%로 0.23%p 오른다. 한계기업의 부실위험은 1년후 부도(폐업, 자본잠식 등)상태로 전환될 확률을 말한다.
아울러 부동산가격 하락 시 가계기업의 재무건전성도 저하될 수 있다. 각 가구가 보유한 주택의 가격이 6월말 대비 30% 하락할 경우 원리금 상환부담이 커져, 자산매각을 통한 부채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고위험가구 비중은 3.3%에서 4.9% 확대된다.
비은행금융기관의 유동성 리스크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내년 경제성장률이 -0.3%를 기록하며, 주식과 주택가격이 최고점 대비 각각 50%, 20% 하락하는 경우 일부 보험회사와 증권회사, 저축은행의 자본비율은 규제기준에 못 미칠 수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그간 누증되어 왔던 금융불균형 위험이 점진적으로 축소되고 있으나, 금리상승이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요인과 맞물리면서 잠재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며 "금융불안에 대해서는 미시적 금융안정조치를 통해 신속 대응하고,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취약부문에 대한 선별적 지원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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