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업의 핵심 소재를 생산하고 있는 철강업계가 올 한해 자연재해와 노사 갈등, 글로벌 경기침체 등의 대내와 악재로 혹독한 시기를 보냈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등으로 이같은 불황 기조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그럼에도 철강업계는 위기 극복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천재지변·경기 침체·노조 갈등 등 각종 악재
철강제품 수요 증가에 따른 성장세를 이어오던 국내 철강업계는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났다. 바로 태풍 피해로 철강 생산에 차질이 발생한 것이다.;
철강업계 맏형 포스코는 사상 초유의 수해로 인해 포항제철소 가동을 중지했다. 지난 9월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인해 경남지역이 큰 피해를 입었고 경북 포항 전역은 수해 피해를 입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도 자연재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포항제철소 인근의 냉천이 범람했고 포항제철소는 공장가동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여의도 면적에 달하는 제품 생산 라인의 지하 칼버트(용광로 통신선, 전선이 지나가는 관로)가 완전히 침수됐고 지상 1~1.5m까지 물에 잠겼다.
특히 후판 생산을 주도하는 압연공정이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수급 불균형 사태가 발생했다. 국내 생산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포항제철소가 정상화까지 최소 3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철강사들은 후판 가격을 부득이하게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조선사들과 마찰을 빚은 바 있다. 현대제철도 힌남노 침수 피해로 한 달 여간 공장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노조와의 갈등도 철강업계의 발목을 잡았다.
현대제철은 올해 노조와의 갈등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현대제철 노조는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와 동일한 400만원의 특별격려금 지급을 주장하며 사장실을 점거한 바 있다. 또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이하 임단협)에서 임금 체계가 다른 5개 지회(당진·인천·포항·순천·당진하이스코)와 사측이 공동으로 교섭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게릴라 파업을 전개해 생산 중단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다만 노사는 지난 11월 24일 첫 상견례를 가지면서 노조도 파업을 멈췄지만 아직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 외에도 현대제철 하청노조는 직고용을 요구하며 수차례 파업을 전개해 생산 차질이 발생하기도 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도 철강업계의 부담을 가중시켰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철강 제품 수요는 급격히 줄어든 반면 고환율로 원자재 가격 부담은 높아졌다.
이에 더해 화물연대의 총파업은 출고 지연으로 이어지며 철강업계의 부담을 키웠다. 정부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피해규모를 1조5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결국 3분기 포스코홀딩스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1% 감소한 920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제철은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54.9% 감소한 37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동국제강 영업이익도 1485억원으로 50.2% 줄었다.
◆내년도 철강업계 '흐림'…정상화 집중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로 철강업계에 불어온 한파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수요처인 건설업계가 비수기를 맞았고 가전 등도 수요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고환율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에너지 가격은 상승해 철강업계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조선용 후판 수요가 조선 수주 증가로 늘어나겠지만 자동차, 가전, 건설 등 다른 수요산업의 부진으로 인해 전체적인 철강 수요는 증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철강업계는 생산 정상화와 친환경 제품 개발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포스코는 친환경 브랜드를 강화했다. 포스코는 지난 11월 친환경 통합브랜드인 '그리닛(Greenate)'을 론칭했다. 그리닛은 기존 3대 친환경 브랜드인 이오토포스(e Autopos), 이노빌트(INNOVILT), 그린어블(Greenable) 제품은 물론 친환경 이차전지소재와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저탄소 친환경 철강 생산을 위한 노력과 제품을 포괄하는 브랜드다.
동국제강은 지난 11월 국내 최초로 바이오매스를 60% 이상 사용한 친환경 컬러강판 '럭스틸 BM-PCM'을 개발했다. 바이오매스는 재활용 가능한 식물이나 미생물 등을 열분해 발효시켜 만든 원료로 탄소 배출 저감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친환경 원료다. 동국제강은 바이오매스 함량을 63%까지 높여 탄소 저감 효과를 극대화했다. 동국제강은 강판에 색과 기능을 입히는 도료의 석유계 성분 '용제'와 '수지' 모두 바이오매스를 적용해 함량을 확대했다. 동국제강은 기존 석유계 도료 기반 제품 대비 탄소배출량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최근 특허청에 'HY 에코 스틸(ECO STEEL)'이라는 이름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현재 상표권은 심사 대기 중인 상태로, 'H 에코 스틸'이라는 상표권과 함께 출원돼 있다. 현대제철은 해당 이름으로 새로운 친환경 브랜드 론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이 보유한 자체 브랜드는 올해 하반기 확장 론칭한 프리미엄 건설용 강제 'H 코어(CORE)'와 자동차 솔루션 'H-솔루션(SOLUTION)' 등이 있다. 이번 새 브랜드 론칭으로 미래 먹거리인 친환경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올해 대내외적 악재가 끊이지 않으면서 어느때보다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며 "글로벌 수요 부진에 따른 제품 가격 약세가 장가회 조짐을 보이고 있어 내년에도 실적 개선은 쉽지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친환경·고부가 제품 판매 등 수익성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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