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건강을 즐겁게 관리하는 '헬시플레저(health pleasure)'가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잡으면서 주류업계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어쩔 수 없이' 선택했던 발포주와 논알코올 제품이 전면에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발포주는 고물가 시대에 주류업계의 새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국내 발포주 시장규모는 3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0%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맥주시장은 전체 5조원에서 4조5000억원으로 10% 줄었다. 맥주 시장 성장이 둔화된 반면 발포주는 매년 수요가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는 내년에 발포주 시장규모가 4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발포주는 일반맥주 대비 맥아 함유량이 낮아 주세율이 30%만 적용된다. 일반맥주(72%) 대비 세율이 낮은 만큼 출고가도 30~40% 저렴한 수준이다. 발포주는 2017년 하이트진로가 국내에 처음 발포주 '필라이트'를 8캔당 1만원에 출시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올해는 후발주자인 오비맥주와 신세계 L&B가 발포주 라인을 확장하면서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오비맥주는 라거 프리미엄 곡물 발포주 '오엠쥐(OB Multi Grain)' 판매망을 전국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오엠쥐는 현미, 보리, 호밀 등을 사용한 프리미엄 발포주로 지난 7월 파일럿 출시 후 SNS 등에서 화제를 모았다. 오비맥주는 일부 매장에서 판매하던 기존 500㎖을 비롯해 355㎖ 제품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발포주 시장의 8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하이트진로는 1위 굳히기에 나선다.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는 누적판매량이 16억3000만캔을 돌파하며 발포주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발포주 특유 밍밍한 식감을 개선하고 상쾌한 맛이 인상적이란 평가를 받는 '필라이트 후레쉬' 판매량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필라이트는 최근 국내 최초 체리 발포주 '필라이트 체리'를 한정 출시하는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발포주 시장 선도주자인 만큼 제품 다변화 전략을 통해 독보적인 브랜드를 각인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세계L&B는 지난 3월 발포주 '레츠'를 출시한 바 있다. 현재까지 레츠 출고량은 630만캔이다. 신세계L&B는 저렴한 가격 대비 신선한 맥주 맛을 앞세워 소비자를 공락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를 앞세운 발포주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며 "내년에도 주류업계의 발포주 경쟁은 치열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과하게 술을 마시기 보다는 부담없이 즐기는 주류문화가 확산하면서 논알코올 제품도 인기다.
불과 몇해전만 해도 논알코올 맥주는 술을 마실 수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대체재 인식이 강했다면, 이제는 건강에 신경 쓰는 소비자들을 위한 주류로 떠올랐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논알코올 음료 시장 규모는 200억원 수준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2019년(153억원) 대비 30%가량 성장했다. 논알코올 음료 시장은 향후 3~4년 안에 2000억원 규모로 1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비맥주는 지난 2020년 10월 논알코올 맥주 '카스0.0'을 출시한 이후 '호가든 제로', '버드와이저 제로'. '호가든 프룻브루(로제·페어)' 등으로 확대했다. 올해 8월 논알코올 음료 가정시장에서 카스 0.0은 점유율 29.7%를 기록,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하이트진로는 알코올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무알콜 맥주맛 음료 '하이트제로0.00'을 지난 2012년 11월 출시했다. 하이트제로0.00은 지난 8월 누적 판매량 1억캔을 돌파했다. 최근 3년간 매출이 3배 이상 증가했고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 대비 44% 신장했다.
글로벌 맥주 브랜드 하이네켄과 칭따오도 논알코올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칭따오는 2020년 6월 선보인 칭따오 논알코올릭 330㎖ 캔과 병에 이어, 500㎖ 캔 신제품까지 라인업을 확대했다.논알코올 맥주는 일반 주류와 달리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다.
주세법상 알코올 함량이 1% 미만이면 음료로 분류돼 온라인 판매가 가능한 것. 때문에 보다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다. 다만 성인용 음료로 구분되기 때문에 오프라인 구매시 신분증 확인 절차가 필요하며, 온라인 구매시에도 성인인증 절차를 거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관심 갖는 사람들이 늘면서 알코올 함유량이 적은 저도주와 논알코올 제품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당분간 발포주 ·저도주 ·논알코올 트렌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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