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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MBTI 맹신은 금물, 그냥 재미로만 보세요

얼마 전, 한 대기업에 다니는 관계자가 연말 송년회에서 MBTI가 비슷한 직원들끼리 모아 장기자랑을 시키자고 제안했다가 거센 반발을 샀다는 얘기를 들었다. 주로 MZ세대들이 반대했다는데, 이유는 명쾌했다.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본인의 MBTI를 드러내는 게 싫다는 이유였다. 이 제안은 해프닝으로 끝났다고 한다.

 

재작년부터 여기저기에서 MBTI란 심리검사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서로 잘 모르는 사람들도 "당신의 MBTI는 뭔가요?"라고 물으며 대화를 이어가는 게 유행이 됐다. 이런 트렌드에 힘입어 일부 기업에서는 입사전형을 할 때 지원자의 MBTI를 밝히라고 해서 물의를 빚기도 했다.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의 약자인 MBTI는 1944년 미국에서 등장한 심리검사로, 소설가 캐서린 쿡 브릭스와 그녀의 딸 이자벨 브릭스 마이어스가 개발한 검사방법이다. 다만, 이들은 모두 심리학을 전공하지 않은 인물들이라 학계에서는 과학적인 검사방법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MBTI는 스위스의 분석심리학자인 카를 구스타프 융의 심리유형론을 토대로 삼고 있어 과학적인 검사방법이 아니란 비판도 받고 있다. 카를 구스타프 융의 분석심리학은 지그문트 프로이트처럼 인간의 심성을 객관적이고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분석한 것이 아니라 성적 욕망, 무의식 등의 다소 추상적인 개념을 도입해 개인에 맞춘 분석을 한다.

 

카를 구스타프 융은 집단무의식, 페르소나(사회적 가면), 심리유형론, 컴플렉스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해 20세기 중반기 심리학의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 가운데 한명으로 꼽힌다.

 

하지만 그의 이론은 과학적으로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과연 우리 유전자에 우리 조상들로부터 받은 집단의 무의식이 각인돼 있는지, 사람의 성격을 외향적·내향적, 합리적·비합리적 등으로 나눌 수 있는지 등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MBTI가 과학적이지 않다고 해서 완전히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MBTI를 그저 재미를 느끼는 정도로만 즐겨야지, 이를 기업의 인재 채용에까지 적용하는 것은 인사담당자들의 직무유기다. 기업의 인재는 회사의 핵심 가치로, 그 무엇보다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인재 채용의 방법도 객관적으로 검증된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

 

그런데 미국에서, 미국인들을 위해 개발된, 미국식 성격검사에 한국에서 사는 지원자가 본인의 자의적 판단으로 답을 한 결과를 채용여부에 활용하겠다는 것은 위험하고도 경솔한 결정이다.

 

MBTI는 2020년부터 우리나라에서 MZ세대들 사이에 빠르게 퍼져 나갔다. 당시 전 세계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봉쇄, 비대면이 빠르게 퍼져 나간 시기였다. 이제 막 사회진출을 시작했던 MZ세대들에겐 MBTI가 사회적 거리두기 시기에 상대방을 쉽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수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MBTI는 과학적으로 인정 받지 못한 검사다. 상대방의 성격을 MBTI로만 판단해 '저 친구는 저런 스타일일거야'라고 편견을 갖는 것은 자신의 인간관계 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이를 기업의 핵심역량인 인재 채용에 활용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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