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가 불황에도 K-푸드 인기에 힘입어 외형 성장에 선방한 가운데, 2023년에도 정체된 내수시장보다 해외 사업에 사활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초부터 발생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국제 곡물과 식용유의 가격을 끌어올렸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환율까지 높아져 식품기업들은 그야말로 힘겨운 한해를 보냈다. 그럼에도 2022년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을 살펴보면 수익성 방어에 성공한 모습이다. 해외 사업 확대가 실적을 견인한 것.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농식품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 77억7000만 달러 대비 4% 증가한 80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연말까지 기록을 집계하면 지난해 역대 최고 수출액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농식품 수출액 최고치는 2021년에 기록한 85억6000만 달러다.
주요 식품 기업들은 해외 현지 법인 및 공장을 짓는 등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투자를 단행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초 베트남에 지은 식품생산기지인 키즈나 공장을 본격 가동했으며 오는 2025년까지 추가설비 등에 1000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베트남뿐 아니라 일본, 동남아시아, 유럽 등에 수출하는 물량 생산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 매출은 지난해 3분기까지 3조7700억원을 달성, 2022년 한해 누적 5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농심은 지난해 3월부터 북미 지역 제2공장을 가동했다. 제2공장의 가동은 북미 지역 매출 증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농심의 북미 지역 법인(미국·캐나다법인)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23% 성장한 4억86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에도 원재료 가격 상승과 환율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이익 측면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미국, 중국 현지 법인과 그외 지역 수출 등 해외매출에 역량을 더해 수익성 회복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심은 2025년까지 북미시장에서 8억달러 매출을 달성, 일본을 제치고 미국 라면시장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도 밝힌 바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5월 밀양공장을 준공해 수출용 제품 생산 능력을 50% 향상시켰다. 또한 각 국가별 맞춤 불닭 신제품을 선보이며 해외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3분기까지 해외 누적 매출은 4505억원으로 집계되며, 이는 전년 동기대비 72.0% 늘어난 수치다.
오뚜기는 신규 해외시장 개척, 차별화된 마케팅 활동을 통해 '글로벌 오뚜기'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20년 '1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오뚜기는 메인스트림 유통 채널에 품목 수를 확대, 수출 다변화를 꾀하며 현재 70개국 약 2000억원의 수출 실적 달성을 앞두고 있다.
이같은 성과는 해외 영업부서 인력을 늘리고 국가별 특징에 맞는 제품을 개발한 것이 주효했다. 최근 오뚜기는 베트남을 주목하고 있다.
'오뚜기 베트남'은 2010년 1월 공장 준공 후 2013년에는 80억원, 2021년 45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으며, 거래 지역도 경제 중심도시인 호치민과 수도 하노이, 중부의 다낭 등 거점도시 중심에서 점차 그 폭을 넓혀가고 있다. 2018년에는 베트남 하노이 인근의 박닌공장을 준공, 그해 6월부터 진라면, 열라면, 북경짜장, 라면사리 등 다양한 오뚜기라면을 생산하고 있다. 오뚜기는 대표 상품인 '진라면'의 브랜드 확장을 위해 글로벌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했으며, 국가별 인플루언서와 협업해 라이브커머스도 진행하고 있다.
오뚜기 측은 "'2억불 수출의 탑 수상'을 목표로 리테일 시장 외 케이터링, 온라인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며 "중화권과 동남아시아, 유럽 등 각 지역의 소비 트렌드 및 소비자 특성을 반영한 마케팅 활동을 적극 전개해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 롯데푸드와 합병한 롯데제과는 기존 수출 유통망을 활용해 롯데푸드의 인기 제품인 캔햄을 싱가포르, 대만, 홍콩, 필리핀 등 동남아시장에 본격 출시했다. 최근 단행한 인사에서 LG생활건강에서 북미 사업을 이끌어온 이창엽 전 LG생활건강 사업본부장을 신임 대표로 영입한 것도 해외 사업 확장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제과 관계자는"초코파이와 빼빼로 등 메가 브랜드 육성에 집중해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며, 현지 브랜드 슬림화를 통해 수익구조도 개선할 방침"이라며 "기존 해외 거래선을 통해 롯데제과의 HMR, 냉동식품 등 판매 제품 카테고리를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오리온은 2005년 법인 설립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연매출 4000억원을 돌파한 베트남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베트남 하노이 공장에 생산동을 신축하고, 호치민 공장 증축과 제3공장 건립도 추진해 생산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2022년은 현지 공장·시설 확대 등 기반을 다진 해였다면, 2023년은 확대된 생산력을 바탕으로 유통망과 마케팅 강화에 집중해 해외 사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익망을 다각화하면서 빠르게 사업 규모를 키우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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