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연초에 크레딧 스프레드 축소가 나타나는 '연초효과'를 기대하며 회사채 발행 채비에 나섰다. 다만,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른 자금 경색으로 시장 불안이 여전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에만 KT(AAA·1500억원), 이마트(AA·2000억원), 포스코(AA+·3500억원), 연합자산관리(AA·700억원), LG유플러스(AA·2000억원), CJ ENM(AA-·1700억원), 롯데제과(AA·1500억원), LG화학(AA+·4000억원) 등이 수천억원 규모의 공모회사채 발행을 추진 중이다. 해당 우량 기업들은 발행량을 최대 2배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KT와 이마트는 새해 회사채 수요예측 첫번째 주자로 등장했다. 두 회사 모두 오는 4일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KT는 총 1500억원 규모의 2·3·5년물을, 이마트는 총 2000억원 규모의 2·3년물 발행을 추진한다.
전문가들은 우량물 중심의 강세를 전망했다. 지난해 채안펀드 가동에 연초효과가 겹치며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는 180bp(1bp=0.01%p)에서 150bp 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신용 스프레드가 줄어들면 기업의 자금조달 난도가 낮아져 기관투자자들의 채권 투자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설명이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크레딧 시장이 냉각되면서 주요 발행이 대부분 취소됐고, 이에 따라 발행 대기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며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과 시중 금리의 하락, 초우량 등급 스프레드의 가파른 축소세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말과 12월 초에 실시한 SK와 SK텔레콤의 회사채 수요예측이 흥행에 성공한 점과 투자심리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우량 대기업도 발행물량을 원활히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수급 측면에서도 연초 기관들의 자금 집행 재개로 수요 기반이 확충되는 가운데 은행채 등의 물량 조절이 예상되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불안 요인도 여전하다. 연초에 만기 도래를 앞둔 회사채 차환 수요가 많고, 한전채 등 공사채의 발행 규모가 다시 늘어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일반 회사채 규모는 총 59조1000억원이다. 이 중 1분기 만기 도래 규모는 14조7000억원에 달한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크레디트 시장의 투자심리가 회복된 이유 중 하나는 채권 신규 발행량이 감소하면서 시장에 공급이 줄었기 때문도 있다"며 "발행물량이 늘어나면 수급 균형이 악화할 가능성이 생긴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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