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빅3'인 신세계, 롯데쇼핑, 현대백화점그룹에 이어 한화와 두산까지 와인 사업에 합세했다.
팬데믹 사태 중 '혼+홈술(혼자 집에서 마시는 술)' 열풍으로 시작한 와인 유행은 엔데믹(풍토화)시대에도 이어지고 있다. 유통 대기업들은 직접 프리미엄 와인회사를 설립하고 해외 와이너리까지 인수하며 최고급 프리미엄·컬트 와인부터 '가성비' 와인까지 바쁘게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해외여행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온 후 와인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4일 <메트로경제> 의 취재를 종합해보면, 가장 최근 와인 사업에 뛰어든 곳은 두산이다. 두산은 지난달 16일 서울 동대문의 두타몰 지하 2층에 '탭샵바(TAP SHOP BAR)'를 열었다. 탭샵바는 입문용부터 프리미엄 라인까지 다양한 와인 64종을 잔술로 제공하는데, 주기적으로 와인리스트도 업데이트 한다. 메트로경제>
두산의 면세점 사업 철수와 코로나19로 인한 방한 관광 중단으로 두타몰이 긴 침체기에 빠진 상황에서 '두타몰 살리기'의 계책으로 와인 사업이 선택됐다는 점에 업계의 관심이 크다. 특히 오픈 후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이 탭샵바를 찾았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방한 관광객이 서서히 느는 가운데 최근 두산 측에서 두타의 운명을 걸고 와인 사업을 선택했다는 점이 흥미로운 부분"이라며 "탭샵바는 방한 관광객을 타깃으로 했다기보다는 최근 두타몰에 문을 연 쉐이크쉑과 함께 국내 MZ세대를 타깃으로 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가장 큰 구매력을 행사 중인 MZ세대 국내 고객들을 기반으로 침체한 두산 유통부문의 발판을 닦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화솔루션도 지난해 연말 와인너리를 인수했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말 미국법인 한화솔루션USA홀딩스코퍼레이션을 통해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부티크 와이너리 '세븐 스톤즈'를 3400만 달러(약 431억원)에 인수했다.
세븐 스톤즈 와이너리는 총 18만2000여㎡로, 유기농 포도밭 약 1만2000㎡, 와이너리 1393㎡, 레지던스 613㎡ 등으로 구성됐다. 나파밸리는 전세계 와인의 0.4%, 캘리포니아 와인의 4% 가량을 생산하는 지역으로, 타 지역에 비해 규모는 크지 않지만 대신 지중해성 기후에 땅이 비옥해 유럽 주요 산지에 맞먹는 고급 와인을 양조할 수 있는 지역이다. 2021년 신세계가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인수한 '셰이퍼 빈야드'도 나파밸리에 위치한 와이너리다.
한화의 와인 사업 청사진은 아직 명쾌하게 밝혀진 바 없다. 올해 갤러리아의 인적분할을 앞두고도 한화솔루션이 인사이트 부문을 통해 인수했다는 점 때문에 업계에서 의견은 나뉘는 분위기다. 와인 사업을 본사 차원에서 주력할 것이라는 시각이 조금 더 우세한 가운데, 리조트 사업 경쟁력 강화 차원일 것이라는 시각이 함께 하고 있다.
유통 빅3가 와인사업을 둘러싸고 경쟁하는 가운데 두산과 한화솔루션이 와인사업 개진 소식이 들리며 유통가 전반에는 와인 시장의 성장성을 놓고 낙관론과 비관론이 맞서고 있다.
지난해 신세계 롯데쇼핑 현대백화점그룹은 본격적인 와인사업을 위해 잇달아 대형 와인 매장을 열고 백화점은 물론 편의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와인을 공급했다.
신세계는 지난해 정용진 부회장의 주도 하에 쉐이퍼 빈야드 와이너리를 인수했고 롯데는 2021년 12월 서울 잠실 제타플렉스 점에 400평 규모의 대형 와인숍 보틀벙커를 열고 창원과 광주에 2, 3호점을 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지난해 3월 와인 수입 유통 전문사 '비노에이치(Vino.H)'를 설립한 후 와인 중심 복합 공간 '와인웍스'를 3개월 사이 현대백화점 목동점과 더현대 대구에 2곳 더 열었다. 2019년 와인웍스 설립 후 무역센터점과 더현대 서울 두 곳만을 운영하다 연달아 추가 개점을 했다.
일부에서는 와인 시장의 성장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염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국내 와인 수입액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억5926만 달러 규모에서 2020년 3억3000만 달러, 2021년 5억5981만 달러를 기록하며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급격히 늘었다. 지난해도 11월까지 5억3405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12월이 와인 성수기인 만큼 전체 수입액은 지난해 보다 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엔데믹을 맞아 맥주와 소주 매출이 급격히 늘면서 집에서 홀로 마시는 홈술 유행이 시한부에 들어갔다는 예측이 나오면서 올해부터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꾸준히 와인 사업을 개진한 유통 빅3 외 두산과 한화의 와인사업 시작에 큰 의미를 두지 않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고급 주류에 대한 니즈도 확실하지만 여행 등 다양한 콘텐츠가 돌아온 후에도 홈술 유행이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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