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 반등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올해도 시장 침체가 이어질 전망이지만, 조만간 재고가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바닥'이 임박했다는 분석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이번 '치킨 게임'으로 시장 영향력을 얼마나 더 확대할 수 있을지도 주요 관심사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한달여만에 다시 6만원대로 올라섰다. SK하이닉스 주가도 7만원 중반대에서 급등해 8만원 중반까지 회복했다.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삼성전자가 4분기 영업이익 4조원대로 기대치를 크게 밑돈 가운데, SK하이닉스도 최대 2조원에 달하는 적자가 유력하다. 올해에도 상반기까지는 침체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그럼에도 주가가 반등한 이유는 상반기부터 재고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과거 메모리 다운사이클 당시 '재고 정점' 직전 분기부터 주가가 반등했다고 소개하며 관련주 매수를 추천하는 보고서를 새로 내놓고 있다.
실제로 트렌드포스는 1분기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전분기 대비 13~18%로 완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1분기 비수기에 더해 모바일과 서버용 D램 등 주력 제품 수요가 여전히 낮아 한동안 반등하기는 어렵다고 보면서도, 최신 GPU 출시에 따른 수요 증가와 GDDR6 16Gb 확대 등 긍정적인 시장 분위기에도 주목했다.
호재도 기다리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DDR5 가격이 더 떨어지면서 비중을 10% 수준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인텔이 10일(현지시간) 4세대 서버용 CPU를 발표하면서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모바일 업계 D램 재고도 5~7주 정도로 떨어진 상황,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도 본격화하면서 재고 수준은 더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2분기가 '재고 정점'이라는 구체적인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중국 봉쇄 해제에 이어 미국 경제 지표도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어가면서 금리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 마이크론과 키옥시아에 이어 SK하이닉스도 감산에 돌입하면서 공급 불균형도 일부 해소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예년에 비해 짧은 '치킨게임'에서 삼성전자는 경쟁력을 더욱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가 이미 재고를 소폭 줄였다고 추측했다. 경쟁사 대비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여 시장에서 승리했다는 것.
삼성전자는 경쟁사 대비 월등히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웨이퍼 엣지 활용은 물론 EUV 공정에서 높은 숙련도와 함께 멀티레이어 등 다양한 기술을 적용한 덕분이다. 4분기 경쟁사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에도 D램에서는 여전히 흑자를 이어간 비결이다.
삼성전자가 감산에 동참할 가능성이 낮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1분기 적자를 기록할 수 있는 만큼 감산을 통해 공급을 줄여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종희 부회장이 최근 CES2023에서 이같은 입장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투자를 축소하면서 자연스럽게 감산 효과를 낼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오히려 당초 계획대로 12나노급 D램 양산과 함께 평택캠퍼스 생산 라인 확대 등을 지속하면서 생산을 늘리려는 분위기다.
시선은 파운드리 경쟁으로 다시 옮겨가고 있다. 최근 TSMC도 3나노 공정 양산에 돌입하면서 초미세 경쟁이 본격화한 것. 삼성전자는 일찌감치 게이트올어라운드(GAA)까지 적용한 3나노 공정을 가동하며 수율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수주전'에 돌입한 상태다. TSMC가 대형 고객사인 애플을 앞세워 시장 주도권을 이어가려는 모습이지만, 수율을 과장한다는 의혹 등 실제 기술력에 의문이 커지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역전' 기대감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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