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한 10일,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이 있는 경기 성남 수정구 남한산성입구역 인근은 50m 도로를 사이에 두고 서로 진영이 나뉘어 대립하고 있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직 당시 다수의 기업으로 부터 부지 용도변경 등의 대가로 프로축구구단 '성남FC'에 후원금을 내게 한 '제3자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자신을 키워준 성남시에서 소환 조사를 받게 됐다. 변호사였던 그는 성남시에서 시민운동을 했고 재선 성남시장이었다. 성남시에서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제 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당선됐다. 그리고 지난 20대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서 득표차 0.77%포인트 차이로 낙선했다.
이 대표가 검찰 출석을 예고한 오전 10시 30분이 가까워오자 현장 분위기는 지난 20대 대선 막판을 방불케 했다. 성남지청 앞에는 이 대표의 지지자들이 '검찰독재 타도', '(윤석열 대통령) 퇴진이 답이다', '이재명 사수' 등의 문구가 적힌 홍보물을 들고 이 대표를 응원했다.
반면, 성남지청 앞 도로 건너편엔 이 대표를 비판하는 군중들이 맞불 집회를 하고 있었다. 그들이 설치해 놓은 가로수 사이 현수막엔 '대장동 수괴 이재명 체포하라'는 글귀가 빨간색 글씨로 적혀있었다. 성남지청 인근 건물엔 지난 20대 대선에서 이 대표를 비판하는 서적 '굿바이 이재명'을 낸 장영하 변호사의 사무실도 있었다.
경찰은 도로 횡단보도를 통제해 양쪽 진영이 섞이지 않도록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대표 측 지지 단체인 민주시민 촛불연대와 이재명 지지연대는 각각 1000명과 500명 규모로 집회를 신고했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 애국순찰팀은 500명, 신자유연대는 300명도 집회 신고를 했다. 경찰은 오전 7시부터 12개 중대, 900명의 인력을 배치했다.
민주당 국회의원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이 대표의 검찰 출석엔 정청래·고민정·박찬대·서영교·장경태 최고위원, 조정식 사무총장, 천준호 비서실장, 안호영 수석대변인 등 당 지도부와 박홍근 원내대표, 김성환 정책위의장, 박범계 윤석열 정부 정치탄압대책위원장 등 원내 지도부도 함께 자리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보수 단체 집회 무대에 올라 "어느 누가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가는데, 같은 당 지도부와 강성 지지자들을 호위무사로 대동하는가. 과거 그 어떤 권력자도 그런 적이 없다"면서 "저 역시도 검찰에 조사를 받으러 간 적이 있지만, 이런 식의 검찰 출두는 감히 상상조차 못했다. 정말 괴이하고도 어이없는 풍경"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모습을 드러내자, 성남지청으로 올라가는 길은 이 대표 측과 취재진으로 뒤엉켜 아수라장이 됐다. 이 대표 측 지지자들은 이 대표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 대표는 성남지청 앞에서 정견을 발표했다. 자신을 둘러싼 검찰의 수사는 '사법 쿠데타'라며 결백함을 호소했다. 이 대표는 취재진에게 "검찰은 이미 답을 정해 놓고 있다. '답정기소(답을 정해 놓고 기소)'"라며 "결국 진실은 법정에서 가릴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검찰에게 진실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기나긴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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