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산업>자동차

[르포]현대차그룹, 美·유럽 등 글로벌서 안전 최고등급 비결…수천번의 테스트

아이오닉 5 충돌 안전 평가를 진행하는 모습

"쾅!!"

 

바람을 가르며 빠르게 달려온 아이오닉 5가 정면에 위치한 벽에 충돌했다. 거침없이 벽을 향해 돌진했던 아이오닉 5는 충돌과 함께 천둥이 치는 것보다 더 큰 충돌음과 함께 차량 밖으로 연기기 새어 나오며 멈춰섰다. 운전석 앞범퍼와 보닛이 형태가 사라질 만큼 처참하게 찌그러진 차량을 보면서 순간 배터리 열 폭주로 화재가 발생하는것 아닌지 걱정했지만 배터리팩은 안전했다.

 

지난 12일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안전시험동에서 아이오닉 5의 부분정면 충돌테스트(40%0를 진행했다. 차량 전면의 40%를 벽에 충돌시켜 차량 내 승객의 충돌 안전성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운전석에는 남성 더미와 후석에는 여성 더미가 놓여있었다.

 

이오닉 5 충돌 안전 평가 진행 후 관람을 하고 있는 모습

◆전기차, 문 열림·화재 등 이상 無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의 안전시험동은 2005년 12월에 준공됐으며 4만㎡(1만2100평)의 시험동과 2900㎡(877평)의 충돌장을 갖췄다.

 

안전시험동에 들어서니 수많은 더미들이 눈에 띄었다. 더미란 충돌시험에 사용되는 인체 모형으로 한 세트당 가격은 15억정도다. 현대차그룹은 인체 모형을 27종 170세트 보유하고 있으며 영유아부터 다양한 체구의 남녀성인을 모사하는 인체 모형을 충돌 시험에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체 반응과 유사한 특성을 보이는 정면충돌 인체 모형인 쏘오(THOR)와 측면충돌 인체 모형인 월드SID를 중심으로 충돌 안전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쏘오 인체 모형의 경우 기존 모델 대비 머리, 목, 흉부, 복부, 골반, 하지 등 부위에 센서를 100개 이상 더 추가해 보다 정밀한 상해 계측이 가능하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월드SID 모형 역시 기존 유로SID 대비 생체와의 유사성을 높이고 센서를 추가해 상해 계측을 더욱 상세하게 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더미들을 지나 충돌시험장으로 이동했다. 실제 차량을 활용해 충돌 평가를 진행하는 충돌시험장은 100톤의 이동식 충돌벽과 전방위 충돌이 가능한 총 3개 트랙으로 구성돼 있다. 최고 속도 100㎞/h, 최대 5t의 차량까지 시험이 가능하다.

 

이날 아이오닉 5가 출동 속도 64㎞/h로 차량 전면의 40%를 변형벽에 충돌한 뒤 멈춰서자 연구원들은 충돌 사고 이후 전기차의 전자식 도어 개폐 여부를 확인했으며 탑승자의 부상을 최소화하는 에어백 전개 등을 점검했다. 차량의 상태를 체크하고 폭발이나 전류가 흘러나오는지 여부 등 차량의 주변을 정리했다. 그렇게 현장이 정리된 이후 기자들이 직접 상태를 체크했다. 차량에 다가서자 매케한 화약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차량 전면의 40%가 충돌한 만큼 범퍼와 보닛 등 차량 전면부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전면부가 찌그러진 것과 달리 A필러 등 운전자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차 골격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사고와 함께 전개된 에어백과 함께 안전벨트에 이상이 없는 것이 확인됐고 운전자 더미와 뒷좌석 더미에도 큰 상해는 보이지 않았다. 사고 후 중요한 부분인 차문의 열림에도 문제는 없었다. 고전압 절연저항 측정결과 모두 정상이었으며 고전압 배터리 파손으로 인한 전해액 누유나 화재 또는 연기도 발생하지 않았다.

 

실제 이날 시험 결과 ▲운전석·측면·커튼 에어백 모두 정상 전개 ▲전·후석 시트벨트의 프리텐셔너와 로드리미터 정상 작동 ▲도어 문열림 정상작동 ▲고전압 절연저항 정상 ▲고전압 배터리 파손에 따른 저해핵 누유, 화재 미발생 등을 확인했다.

 

다만 전기차 배터리 충전 중 화재와 관련해서는 "배터리 화재는 다양한 문제가 연결되어 있어 쉽게 결론 지을 수 없다"며 "하지만 차량 화재를 막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석이나 과속방지턱, 철길 등 차체하부에 예상치 못한 충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가 충돌 안전 평가에 활용하는 인체 모형 전시 모습.

◆수천번의 담금질로 '안전' 완성

 

현대차가 신차 개발 시 투입하는 충돌 시험 예산은 차량당 100억원 수준으로 차 1종당 100회 가량 테스트를 진행한다. 실제 물리적 충돌 이전에 가상 충돌 시뮬레이션을 통해 성능을 검증하고 개선하는데 그 횟수는 3000번에 달한다.

 

비용 뿐만아니라 시간도 무시할 수 없다. 차량 충돌 시뮬레이션 한 건은 결과가 나오기까지 15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이를 감안하면 차 1종당 가상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충돌 안전 개발에만 4만5000시간을 투입하는 셈이다.

 

현대차는 매일 100회, 연간 3만 회 이상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제 사고에서 발생하는 여러 충돌 사례 등을 분석, 승객과 보행자 상해를 줄이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 자율주행 기술 도입에 따른 승객의 자세 변화에 맞춰 최적의 안전장치를 탑재하는 방안의 결과를 얻어내고 있다.

 

현대차는 이같은 노력을 쏟아부은 결과 글로벌 시장에서도 높은 안전성을 인정받고 있다. 실제 현대차는 현재 IIHS에서 최우수 등급인 TSP+와 우수 등급인 TSP를 총 26개 차량에서 획득한 상태다. 이는 현대차 역대 최고 수준의 평가 결과로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차는 내연기관에 이어 전기차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배터리 안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차량은 배터리 장착 부위에 손상을 최소화했다.

 

현대차는 차량 정면 충돌 시 충돌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도록 범퍼 백 빔(내부 지지대)을 더블 박스 구조로 하고 측면 충돌 대응을 위해서 사이드실 내부에 알루미늄 압출재를 넣었다. 또 측면 충돌시 배터리 손상을 막기 위해 배터리팩 측면에 별도 멤버 구조를 구성, 사이드 실 연결 구조를 적용했다. 외부 충격시 배터리팩의 충격을 최소화 하기위함이다.

 

백창인 현대차 통합안전개발실장(상무)은 "고객 안전 최우선 철학을 기반으로 최상의 제품 개발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보다 높은 안전 성능을 목표로 차량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