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압박으로 결국 연임 도전을 포기하고 용퇴를 결정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태승 회장은 전날 이사회 및 주요 임원들에게 연임 도전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이날 열리는 첫 회의에서 손 회장을 차기 회장 롱리스트(1차 후보군)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손 회장이 임추위 전 연임 도전 의사를 직접 밝히거나, 임추위 롱리스트에 포함된 뒤 상황을 지켜본 후 의사를 전달 할 것으로 예측한 바있다.
손 회장은 2017년 말 우리은행 은행장에 이어 같은 해 우리금융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고 이후 2020년 연임에 성공하면서 4년 동안 그룹을 이끌었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하더라도 손 회장의 연임에 무게가 실렸지만 11월 금융위원회가 라임펀드 부실 판매 등과 관련해 중징계 결정(문책경고)을 내리고 상황이 급변했다.
손 회장이 제재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행정소송을 제기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금융당국이 손 회장의 연임에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발언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말 손 회장의 중징계와 관련해 "최고경영자(CEO)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금융위가 수차례 논의해서 결론을 내린 사안이다"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역시 "사실상 만장일치로 결론 난 징계"라고 말했고 손 회장 징계가 내려진 직후에도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압박했다.
그럼에도 손 회장은 연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으나 우리금융 이사회에서조차 연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결국 뜻을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손태승 회장의 뜻을 존중한다"며 "금융당국과 대립이 회사에 피해를 준다고 판단해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연임도전은 끝이 났지만 명예회복을 위해 금융당국의 징계 효력 정지를 요구하는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하고, 금융당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금융도 당국의 중징계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신한투자증권과의 라임 사태 관련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불리해질 수 있어 기관 차원에서 불복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우리금융 이사회는 이날 오후 2시 열릴 임추위에서 현직 임원과 전직 인사, 외부 인사 등을 합해 10명 남짓의 1차 후보군(롱리스트)을 선정한다. 이후 오는 27일 압축 후보군(숏리스트) 2~3명을 확정한 뒤 다음달 초 차기 회장 단독 후보를 추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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