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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서

[주말은 책과 함께] 생각의 지도

리처드 니스벳 지음/최인철 옮김/김영사

 

중국 서부의 한 사막에서 수천 년 정도 된 유해들이 나왔다. 키가 크고 머리카락색이 붉은 서양인들이었는데 생김새 말고도 그곳에 사는 종족들과 구별되는 독특한 특징이 하나 발견됐다. 그들 중 몇몇의 몸에 선명한 수술자국이 남아 있던 것이다. 서양과 달리 당시 중국에서는 수술이 매우 드문 일이었다. 왜일까.

 

'생각의 지도'는 동양과 서양 사람들의 사고 방식이 다른 이유를 파헤친 책이다. 저자는 "중국인들이 보편적인 치료 방법으로서 수술을 시행하지 않은 사실은 조화와 관계를 중요시하는 그들의 사고에 비춰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한다.

 

지금으로부터 2500년 전 고대 그리스와 중국은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과 사회 구조가 매우 달랐다. 흥미로운 건 그 갭이 현대를 사는 동양과 서양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큰 차이를 가져왔다는 점이다.

 

책에 따르면, 고대 그리스는 개인의 자율성을 중요시했다. 올림픽이 열릴 때가 되면 그리스인들은 선수나 관중으로 참가하기 위해 벌이고 있던 전쟁마저 중단했다. 그 시대 다른 문화권에서는 왕의 한마디가 곧 법이었고, 그에게 대항하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했다. 하지만 그리스인들은 타 문화권에서 찾아보기 힘든 개인의 자율성에 대한 신념을 갖고 있었다. 자신의 삶은 스스로 주관하는 것이므로 누구나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스와 달리 중국에서는 조화로운 인간관계를 중요하게 여겼다. 중국인들은 자신을 주변 환경에 맞추도록 수양하는 일을 중시했다. 중국의 핵심 도덕인 유교에 따르면 인간은 군주와 백성, 부모와 자식, 노인과 젊은이 등 수많은 관계들 속에서 마땅히 지켜야 하는 의무를 지니고 있는 관계적 존재다.

 

책은 고대 그리스와 중국 사이에 큰 차이가 생긴 이유로 지리적 특성과 생태적 환경을 꼽는다. 해안가에 위치해 무역을 중요한 산업 수단으로 삼았던 그리스는 다른 사람, 다른 사고, 다른 민족, 다른 종교의 접촉이 빈번했다. 때문에 이들은 A라는 주장을 하는 사람, 그리고 그 반대인 Not-A를 주장하는 사람도 자주 접해야 했다. 반면 고대 중국은 문화적 동질성이 매우 강했다. 중국인의 약 95%는 한족 출신이며, 50여개가 넘는 소수민족 거의 대부분이 서부에 한정돼 거주하고 있다. 따라서 서부가 아닌 지역에 사는 중국인들은 다른 풍속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또 중국의 자연환경은 대체로 평탄한 농지, 낮은 산들로 이뤄져 농경에 적합했고, 농경민들에게 중요한 것은 서로 간의 화목한 생활이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그리스는 해안까지 연결되는 산으로 이뤄진 나라여서 농업보다는 사냥, 수렵, 목축, 그리고 무역(정확히는 해적)을 하기에 알맞았다. 이런 일들은 농업에 비해 다른 사람과의 협동을 덜 필요로 하기에 안정적인 공동체가 불필요했다.

 

저자는 "'문화 차의 미래'에 대한 가장 타당한 견해는 동양과 서양이 서로의 문화를 수용해 중간쯤에서 수렴될 것이라는 의견"이라며 "통합된 문화가 동양과 서양의 가장 좋은 특성들만을 모아놓은 걸작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이야기한다. 1만2900원. 2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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