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문화>도서

[주말은 책과 함께]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지음/홍영남, 이상임 옮김/을유문화사

 

몸집이 작은 새들은 독수리나 참매 같은 사나운 맹금류가 서식지 주변을 맴돌면 독특한 '경계음'을 낸다. 포식자는 소리를 낸 새를 쫓고, 근처에 위험 요소가 있다는 소식을 접한 무리들은 사냥꾼을 피해 안전한 곳으로 달아난다. 일벌은 꿀 도둑에 침을 쏴 먹이를 훔쳐가지 못하게 만들지만, 침입자를 공격할 때 생명 유지에 필요한 내장이 침과 함께 빠져 얼마 안 가 죽게 된다. 톰슨가젤은 표범이나 치타가 무리를 향해 다가오면 겅중겅중 뛰는 도약 행동을 한다. 이는 위험에 처한 동료들에게 경고하는 동시에 튀는 행동으로 포식자의 주의를 자신에게 돌리는 효과가 있다.

 

'이기적 유전자'는 위에서 열거한 이타적인 행동들이 사실은 모두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유전자의 이기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책은 사람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유전자가 만들어 낸 생존기계이고, 우리는 유전자로 알려진 이기적인 분자를 보존하기 위해 맹목적으로 프로그램된 로봇 운반자라고 주장한다. 성공한 유전자에 대해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성질 중 가장 중요한 건 '비정한 이기주의'라고 저자는 말한다.

 

책에 따르면, 매를 발견한 새가 경계음을 내는 건 혼자 숨었을 때의 이익이 크지 않아서다. 동료 중 하나가 포식자의 눈에 띄면 자기를 포함한 전체가 다 위험에 빠질 수 있고, 무리를 이탈에 홀로 도망가면 군집 생활의 이점을 잃게 된다. 고로 경고음을 발산하지 않으면, 그 개체는 자신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리는 꼴이 되는 셈이다.

 

일꾼이 행하는 자폭행위도 결국 같은 유전자를 가진 다른 개체를 보호함으로써 유전자의 생존을 확보하는 것이다. 불임인 일벌은 자기의 이익을 위해 아이 낳는 개체(여왕벌)를 사육한다. 일꾼들은 번식 개체를 조종해 그가 일벌의 몸속에 있는 유전자의 복사본을 더 많이 퍼뜨리게 만든다. 침입자에게 침을 쏴 죽더라도 그 유전자는 보존되기에 일벌은 자살을 통한 자기희생에 망설임이 없다.

 

톰슨가젤의 높이뛰기도 실은 이타주의와 관계가 멀다. 자신을 노리는 표범에게 얼마나 높이 뛸 수 있는지 과시함으로써 사냥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일깨워 포식자가 다른 사냥감을 노리게 하려는 가젤의 전략이라고 책은 설명한다.

 

저자는 "어떤 집단의 개체들이 선견지명이 있기만 하다면, 이기적 욕망을 억제하고 집단 전체의 붕괴를 막는 것이 종국에는 자기들의 최대 이익이 된다는 걸 알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632쪽. 2만원.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