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우리나라의 생산성이 둔화되면서 잠재성장률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우리나라는 생산효율성이 주요국보다 저조해 연구개발(R&D) 투자 등 기술 혁신만으로는 생산성이 개선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향후 생산성은 디지털 전환(기술혁신) 속도와 코로나19 상흔효과를 얼마나 상쇄하는지에 달려있는 만큼, 혁신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회생가능성이 낮은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은행은 3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BOK이슈노트: 코로나19 이후 생산성 변화의 주요 특징 및 시사점' 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생산성은 팬데믹 직후 빠르게 반등했다.
정선영 조사국 거시재정팀 과장은 "경제주체들이 근로시간을 대폭 조정해 노동생산성이 늘어났다"며 "특히 방역조치로 비필수·비재택·고대면 등 감염병에 취약한 일자리가 주로 저생산성 부문인 서비스업에 분포해있는데, 방역조치로 노동시간 투입이 줄면서 상대적으로 고생산성 부문의 비중이 늘며 산업간 재배분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후 생산성 둔화세를 이어갔다. 둔화세는 ▲불안정한 대외여건 ▲산업간 재배분효과 소멸 ▲불황의 청산효과 부재 등이 작용했다.
정 과장은 "노동시장은 회복됐지만, 팬데믹이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대외여건의 불안정성이 맞물리면서 성장회복이 지체되 생산성의 장기추세가 하락했다"며 "통상 금융위기 등이 발생할 경우 비효율적 기업이 퇴출되는 청산효과가 나타나는데, 이번에는 정부의 대규모 지원정책으로 청산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장기추세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생산성의 격차는 디지털 전환여부에 따라 달라졌다.
정 과장은 "디지털 기술은 노동투입 없이도 생산능력을 빠르게 회복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노동생산성 증가세를 유지하게 했다"며 "이후 노동비용 상승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을 일부 완화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팬데믹이 남긴 상흔효과 해소여부와 디지털 전환 속도에 따라 생산성이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팬데믹으로 발생한 장기실업 등은 인적자본을 잠식시키고, 글로벌 공급망 분절화로 인한 생산비용 상승과 한계기업 구조조정 지연은 생산성 하방압력을 증대시킬 수 있다.
반면 디지털 전환과 산업간 진입장벽이 사라지는 빅블러 현상은 기존 생산성 둔화요인을 극복하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장기 생산성은 디지털 전환(기술혁신) 속도가 얼마나 상흔효과에 따른 생산성 둔화를 상쇄할 수 있을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생산효율성은 주요국보다 낮아 R&D 투자 등 기술혁신만으로는 생산성 개선이나 선진국과의 생산성 격차를 효과적으로 해소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제패널자료를 이용한 실증분석에 따르면 지난2019년 우리나라의 생산효율성 수준은 미국대비 50.9%로, OECD회원국(73.2%)과 경제규모가 유사한 국가들의 평균치(70.8%)를 하회했다.
보고서는 디지털 전환의 속도를 높이되 구조조정 및 규제개선 등 경제체질을 개선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선 기업은 미래 경제환경의 변화를 적시에 반영할 수 있도록 기존의 조직 및 사업구조를 보다 효율적이고 유연한 형태로 개편해야 한다. 또 디지털 환경이 일상화되는 뉴노멀에 대비해 혁신산업의 경쟁력 강화하고, 시장선점을 통한 신성장 동력확보에 주력해야 한다.
정 과장은 "정부는 회생가능성이 낮은 만성 한계기업의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경제여건 변화를 반영해 규제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며 "신규기업 진입이나 산업기술 간 융합 등 혁신적 기업활동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유연한 경제환경을 조성하고, 독점, 양극화 등 디지털 전환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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