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간 반도체 산업에 몸 담으며 반도체 산업 발전에 영향을 준 두 인물이 한 명은 국회의원으로, 또 한 명은 강연자로 국회에서 13일 만났다. 바로 양향자 무소속 의원과 임형규 전 삼성전자 사장이다.
임형규 전 사장은 초당적 의원 연구모임인 '국회 글로벌 혁신 연구포럼'이 주관한 강연에 초청받아 '왜 한국에겐 반도체 사업인가? 무엇을 해야 하나'를 주제로 반도체 산업의 현황과 반도체 굴기 달성을 위한 제언을 발표했다.
특히, 고졸 출신으로 삼성반도체 입사 28년 만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 상무에 오른 양향자 의원의 성장을 함께한 스승이자 멘토가 바로 임 전 사장이다.
임 전 사장은 1976년에 삼성반도체 공채 1기로 입사해 28년 간 삼성 반도체 사업 대부분에 참여하며 메모리본부장, SLSI사업본부장, 삼성종합기술원장, 신사업팀장 등을 역임하며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초격차를 확보한 역사의 산 증인으로 평가받는다. 두 사람은 한국 반도체 산업 발전의 역사와 성취를 담은 대담집 '히든 히어로즈'(2022, 디케)를 내놓은 바 있다.
양향자 의원은 개회사에서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 하나의 신화다. 미국이나 일본보다 30년 늦게 출발했지만, 창조적인 파괴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의 결단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메모리 반도체에 있어서 올해로 딱 30년째 1등을 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반도체 신화엔 수많은 과학자, 연구원, 반도체 산업인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저뿐만 아니라 수많은 동료들이 한없이 높던 반도체 강대국 기업에 도전하기 위해 밤낮을 잊고 기술 개발만이 살 길이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반도체 산업에 초석을 다져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전 사장은 살아있는 전설이다. 삼성반도체 시절부터 30여 년간 반도체 시장 개척의 최일선에서 활약하며 현재의 메모리반도체 최강 기업 삼성전자를 만드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셨다고 감히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임 전 사장은 본격적인 강연에서 198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한국 반도체 메모리 굴기는 시장 환경, 국가 의지, 기업 경영이라는 3요소가 맞아떨어져서 성공가도를 달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엔 시장 환경이 필수적인 조건이었다. 일본이 1980년대 시장의 80%의 점유율을 쥐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미국은 일본의 부상이 불편했었다. 한국이 반도체를 한다면 도와주겠다는 입장이었다"며 "반도체를 시작하기 전부터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 시절 과학기술을 키웠는데 그 부분에선 국가 의지가 있었고 압도적 지원이 있었다"고 발혔다.
또한 "이 생각을 중국에 적용해봤는데, 중국은 시장 환경도 갖춰져 있고 국가 의지도 있다. 그런데 중국 반도체 기업 리더를 만난 적이 있는데, 기업을 끌고 갈 사람이 없다. 공산당이 할 수도 없고 발전하는데 시간이 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기업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임 전 사장은 반도체 발전의 힘은 기술력에서 온다고 강조하면서 인재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국회에서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전 사장은 "기술이 좋은 회사는 10조원를 투자하면 20조원를 뽑아낼 수 있고 그렇지 못한 회사는 10조원를 투자하면 15조원을 뽑아낼 수 있다. 치킨게임이라는 것은 힘(기술력)만 있으면 너무 편하고 좋다"며 "힘이 어디서 나오느냐는 기술력에 있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기술 줄기다. 한 줄기의 기술자가 다른 줄기로 넘어가기가 힘든 기술, 오십 줄기가 모이면 기둥이 되는, 깊이가 있고 강한 기술 줄기를 키우는 것이 강함의 실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 줄기를 이끄는 사람이 히든 히어로스다. 이런 앞서나가는 인재를 골고루 확보하는 기업이 세계적 기업이 된다"며 "삼성전자는 메모리 부분에선 기술 줄기를 갖추고 있다. 점점 파운드리를 하려고 보니 인재가 플랫폼 기업으로 빠져서 이래서 이길 수 있냐는 걱정이 든다. 그룹이 투자를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히든 히어로들이 있어야 산업이 키워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 전 사장은 인재 육성과 확보를 위해 인센티브 시스템의 강화, 고등교육 인재 육성 체계 정비, 이민 정책 현대화로 인력 유치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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