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채권을 직접 사들이는 서학개미들이 늘고 있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면서 차익 실현을 위한 매수세가 줄을 잇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월 서학개미들은 미국 채권 4억432만달러를 순매수했다. 총 매수 건수는 57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8592만달러) 대비 순매수 금액이 4배 이상 급증했다. 총 매수 건수도(295건) 280건 늘었다. 이어 2월 들어서도 지난 13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총 2억417만달러, 332건의 미국 채권을 사들였다.
이어 미국 채권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간접투자 수요도 늘고 있다. 아이셰어즈 아이복스 USD 투자등급회사채 ETF(LQD·ISHARES IBOXX USD INVESTMENT GRADE CORPORATE BOND ETF)와 아이셰어즈 아이복스 USD 하이일드 회사채 ETF(HYG·ISHARES IBOXX USD HIGH YIELD CORPORATE BOND ETF)에는 각각 1억8804만달러, 7645만달러가 유입됐다. LQD는 미국 회사채 중 투자등급 이상의 우량회사채에, HYG는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통상 채권은 금리와 가격이 반대로 움직인다. 향후 금리가 낮아질 경우 채권 가격이 상승해 차익 실현이 가능해진다. 금리 하락 시대감 속 고금리 채권 투자 수요와 금리가 하락할 경우 매매차익을 노리려는 수요가 동시에 늘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디스인플레이션(물가 둔화)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금리 인상 속도 조절 발언을 내뱉은 바 있다.
윤소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디스인플레이션이 시작된 이상 계속해서 금리 인상을 이어가기보다는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인 스탠스를 유지하되, 금리를 동결하고 인상 지연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것이 2월 FOMC의 핵심"이라며 "이미 금융시장이 5.25%를 약간 상회하는 기준금리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국채 금리가 현재 수준에서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끝나기 전까지 섣불리 금리 하락에 베팅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기금리는 박스권을 오르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준우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미국 10년물 금리는 마지막 금리 인상 시기부터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패턴을 보였다"며 "인상이 5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점을 감안했을 때 금리 하락 베팅 시점은 다소 이르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10년물 금리는 4~5월까지 3.5~4.0%에서 등락한 이후 연말에 3% 초반대로 하락을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주 발표되는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 결과에 따른 인플레이션 수준도 지켜봐야 한다. 현재 CPI와 PPI 모두 전년 대비 상승률 둔화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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